美국무부, 中 '인신매매 최악국가' 공식 지정…北과 같은 3등급
美, 대북문제 협력 구하는 와중에 강수…대북공조 차질 우려도
대중압박용 해석…중국, 강력 반발 예상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미국 국무부가 27일(현지시간) 중국을 북한과 같은 '인신매매 최악국가'로 공식 지정을 했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2017년 인신매매보고서'에서 중국을 북한과 같은 3등급(Tier 3)으로 분류했다.
3등급은 1∼3단계 중 최하위 단계로,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시키지 못하는 나라들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북한과 함께 시리아, 수단, 이란, 베네수엘라 등이 이 등급에 해당한다.
미국이 그동안 중국에 대해 2등급을 유지하면서 '감시리스트'에만 올려놓았었다.
미국은 지난해 인신매매 실태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해 "강제노동과 성매매의 원천이자 목적지, 경유지 국가"라고 규정하면서 중국이 전년도보다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노력을 배가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데 이어 올해도 비슷한 문제를 삼았다.
인신매매 3등급 국가로 지정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의 비(非)인도적 구호 및 지원금 지원이 중단될 수 있고 미국 정부의 교육 및 문화교류 프로그램 참여도 금지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은 강력히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일각에선 이번 조치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의 공조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대(對)중국 압박용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현재 독자적인 대북해법 모색에 앞서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시키도록 하는 전략적 행보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의 대북노력이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불만을 표출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일 트위터에 "북한 문제와 관련해 시진핑 주석과 중국의 도움 노력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런 노력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적어도 나는 중국이 시도했다는 것은 안다"고 적어 논란을 촉발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본격으로 대북 독자 해법 모색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자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날 아이오와 주(州) 시더래피즈 연설을 통해 "북한과 관련해 중국으로부터 약간의 도움을 더 얻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아직 다 얻어낸 것 같지는 않다"고 거듭 지적하면서도 "난 중국의 지도자를 정말 좋아한다. 우리는 중국과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발언 수위를 한 단계 낮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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