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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에 조선·건설 등 수출업종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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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급락에 조선·건설 등 수출업종 '비상등'

오일머니 위축 등으로 산업수요 감소 우려

정부 "수출·수입 동반 감소…경제영향 크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 국제유가가 최근 급락하면서 국내 산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본격적인 저유가 국면이 닥칠 경우 '오일머니'와 석유 연관산업의 위축에 따른 세계 경기의 수요 부진이 덮칠 수 있기 때문이다.



◇ 6월 평균 국제유가, 올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27일 산업계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배럴당 44.82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2.53달러로 각각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11월 이후, WTI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하루 뒤인 22일 43.50달러로 장을 마쳤다. 역시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다.

다만 이후로는 회복세다. 26일 브렌트유는 45.83달러, WTI는 43.38달러까지 올랐다.

그럼에도 약세 국면에 들어선 것은 틀림없다. 올해 1월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국이 가격 지지를 위해 원유 감산에 들어가면서 유가는 강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지난달 25일 OPEC이 내년 3월까지 9개월간 감산을 연장하기로 한 이후 유가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브렌트유의 1월 평균 가격은 55.45달러였고 2월에는 56.00달러로 정점을 찍었지만 6월의 평균 가격은 47.60달러에 그치고 있다.

WTI 역시 1월 평균 가격은 52.61달러, 2월에는 53.46달러였으나 6월에는 45.24달러로 추락했다.

최근 유가 약세의 원인으로는 미국 셰일오일의 증산과 막대한 원유 재고가 꼽힌다. 국제시장 일각에서는 내년에 유가가 30달러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조선·건설·철강업종 '우려'…수출 감소는 불가피

저유가는 휘발유·경유 등을 쓰는 소비자에게는 희소식이지만 산업계 전체로는 부정적 영향도 크다.

세계 경제의 한 축인 중동 산유국들의 오일머니가 쪼그라들면서 각종 산업의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운업의 주요 화물 중 하나인 원유·가스 등도 일감이 줄어들 수 있다.

당장 주요 수출 업종들은 조심스럽게 이런 가능성을 우려하며 모니터링에 나섰다.

조선업계는 유가 하락 추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2015년 겪었던 저유가 충격이 재현될까 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유가 하락이 장기화하면 수익성 악화로 시추업체들이 발주 및 계약을 취소하는 데다, 해운업계도 일감이 줄어 선박 발주를 거의 하지 않아 업황이 기울게 된다.

특히 장기간 침체했다가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던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이 더뎌질 가능성이 있다.

수주 잔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선박 발주 회복과 선가 상승으로 희망을 품었던 업계로서는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수년간 미미했던 해양플랜트 발주나 투자가 최근 재개되는 움직임이 있었는데, 유가가 계속 떨어지면 오일 메이저들이 기존 계획을 연기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기름 소비량이 늘어 유조선 발주가 늘지 않겠느냐는 희망적인 시각이 일부 있으나 이미 발주가 많이 이뤄진 상태여서 추가로 나올지는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비슷하다. 건설업계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저유가 기조에 중동 산유국의 발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해외 수주가 확 줄었고, 올해도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해외 수주 실적이 걱정스러운 수준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유가가 떨어지면 산유국들의 대규모 플랜트 발주가 줄어들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타격을 입는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오일머니에 의존했던 중동 등 주요 산유국들의 발주 물량이 급감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플랜트 부문 인력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는 유가가 최소 60달러 선을 회복하지 않으면 산유국들의 신규 물량 발주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건설업계는 저유가 상황의 장기화에 대비해 해외 수주 시장을 중동 산유국에서 동남아, 중남미, 러시아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다.

원유를 직접 다루는 정유업계나 석유제품을 원료로 이용하는 석유화학업계는 상대적으로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가 변동기에는 재고 효과 등으로 손실이 확대되지만 저유가라고 해도 가격이 안정화되면 오히려 이익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가 떨어지면 휘발유·경유 가격이 내리면서 아무래도 이들 석유제품의 수요가 늘어난다"며 "그럴 경우 정유업계의 수익성 지표인 스프레드(원유 가격과 석유제품 가격의 차이)가 확대돼 수익은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수출 규모가 쪼그라들기는 한다. 주요 수출품목인 석유제품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수출액이 줄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저유가가 지속되면 비용 절감 등의 효과도 있겠지만 조선, 건설 등 수요산업 경기가 부진해져 철강업계로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유가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을 늘려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 정부 "우려할 수준 아니다"…상황 예의주시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현재의 유가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고 앞으로 유가 회복에 대한 전망도 있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근의 유가 변동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며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해외 주요 유가 전문기관에서는 앞으로 계속 유가가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수출 감소는 불가피하다. 통상 유가가 1달러 정도 하락하면 석유제품은 월간 4천만 달러, 석유화학제품은 2천500만 달러 둔화한다고 본다.

이 관계자는 "수출과 수입이 동반 감소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낙관할 수는 없지만 신중하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말했다.

sisyph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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