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美대사관 포위 도심 집회…19분간 '사드반대' 인간띠(종합)
사드배치반대단체, 580m 인간띠로 서울 광화문 미 대사관 에워싸
법원의 '20분 이내' 허용에 따라…경찰, 차벽없이 경비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토요일인 24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철회와 미국의 사드배치 강요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특히 집회 사상 처음으로 광화문 주한 미국대사관을 약 19분간 포위하는 '인간 띠 잇기'가 진행됐다. 이날 집회는 대체로 평화롭게 이뤄졌고 경찰은 최소한의 경비로 질서를 유지했다.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은 이날 오후 4시께 서울광장에서 3천명(주최측 추산)이 모인 가운데 '6·24 사드 철회 평화 행동'을 열어 "한반도 방어에 불필요한 사드배치는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일주일 가량 앞둔 한미정상회담은 사드배치 재검토를 명확히 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촛불 시민'의 의지를 미국에 보여줘야 하고 미국은 사드배치 강요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서울광장 집회를 마친 이들은 오후 5시께 미 대사관을 향해 행진을 시작하며 "미국은 사드배치 강요 등의 주권 침해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것이 동맹이냐 사드들고 나가라', '사드 철거' 현수막을 든 집회 참가자들은 행진 내내 '사드 가고 평화 오라', '사드배치 반대' 구호를 외치며 부부젤라를 불기도 했다.
서울광장에서 행진을 시작한 선두는 오후 6시 28분께 미 대사관을 지나 종로1길(종로소방서∼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을 따라 계속 이동했다.
행진 선두는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세종대로로 이동하며 미 대사관을 좌측으로 끼고 오후 6시 36분께 종로소방서 앞에서 대기하던 후미와 만났다.
이로써 미 대사관을 둘러싸고 약 580m가량의 '인간 띠'가 형성됐다. 미 대사관을 인간 띠 형태로 포위한 것은 대사관이 생긴 이래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사관을 둘러싼 이들은 '사드 가고 미국으로' 등의 구호를 외치며 파도타기를 했다. 또 일부 참석자들은 강강술래를 하며 '사드철회'를 외쳤다.
이들은 6시 50분께 대사관 포위를 풀기 시작했고 오후 7시가 넘어 집회를 마무리하고 공식 해산했다.
경찰은 미 대사관 포위가 오후 6시 32분에 시작돼 오후 6시 51분에 종료됐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대사관 뒤쪽 길 행진은 제한하겠다고 통고했지만, 단체 측이 집행정지를 법원에 신청해 뒷길 행진을 허용받았다. 다만 법원은 포위 시간을 20분으로 제한한 바 있다.
인간 띠가 형성된 사이 미 대사관 앞 종로소방서에서 소방차가 출동했지만, 통로가 확보돼 무리 없이 빠져나갔다.
경찰은 집회가 진행되는 동안 서울광장 주변에 경찰을 50m 간격으로 5인 1조씩 배치했을 뿐 차벽이나 별도의 폴리스라인을 설치하지 않았다.
단, 미 대사관 담에는 경찰 버스가 주차돼있고, 주변 인도에는 폴리스라인 뒤로 경력이 밀집한 채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경찰은 버스가 평소에도 주차된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청년민중의꿈, 진보대학생네트워크 등 대학생 단체 소속 50여명은 서울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박근혜 정권의 대표적인 적폐인 사드를 즉각 철거해야 한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행진 동안 보신각에서 광화문 방향으로 1개 차로만 차량 소통이 가능하면서 차량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보신각 앞에서 국민저항총궐기 운동본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양측 충돌은 없었다.
한편 철도노조 조합원 3천명(주최측 추산)은 이날 서울역 광장에서 철도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어 "철도 적폐를 청산해 안전한 일터와 철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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