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살 가르면 金…박태환, 리우 이후 국제대회 11번째 우승
다음달 세계선수권대회서 6년 만의 자유형 400m 우승 도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박태환(28·인천시청)이 또 한 번의 금빛 낭보를 전해왔다.
박태환은 2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스타디오 델 누오토에서 열린 세테 콜리 국제수영대회 첫날 남자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분44초54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박태환의 올해 가장 큰 목표는 7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 우승이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로마에 '전초기지'를 마련한 박태환은 기량 점검 차원에서 출전한 대회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를 연거푸 제치고 우승했다.
특히 이날 결승에서 가브리엘 데티(이탈리아·3분45초88)와 맥 호튼(호주·3분47초58)를 각각 2위와 3위로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한 건 각별한 의미가 있다.
이들은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자유형 400m 메달리스트다. 호튼은 쑨양(중국)을 제치고 깜짝 우승을 차지했고, 데티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지난해 천신만고 끝에 올림픽에 출전했던 박태환은 턱없이 부족한 준비 기간 탓에 전 종목 예선 탈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다들 '박태환의 시대가 저물었다'라고 말할 때, 그는 밑바닥부터 다시 올라갔다.
전국체전 2관왕으로 실전감각을 회복했고 올림픽 이후 첫 국제대회인 지난해 11월 일본 아시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대회 4관왕에 올라 화려하게 재기했다.
이어 12월 캐나다 쇼트코스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선수 최초의 금메달을 포함, 3관왕에 올랐다.
그렇게 파란만장했던 2016년을 마감한 박태환의 힘찬 역영은 2017년에도 이어졌다.
5월 출전한 미국 애틀랜타 아레나 프로 스윔 시리즈에서 3관왕에 오른 박태환은 이날 로마대회 우승까지 거머쥐었다.
출전한 모든 대회마다 첫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은 박태환은 리우 올림픽 이후 11차례 시상대 꼭대기에 섰다.
이 모든 건 6년 만의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우승을 위한 과정이다.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우승을 차지했던 박태환은 2013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는 훈련 부족을 이유로, 2015년 러시아 카잔 대회는 도핑 징계로 출전하지 못했다.
박태환의 올해 자유형 400m 최고기록은 3분44초38이며, 이는 세계랭킹 4위에 해당한다.
시즌 세계랭킹 1위 기록은 쑨양의 3분42초16이며, 데티(3분43초36)와 호튼(3분44초18)이 그 뒤를 따른다.
현실적으로 박태환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려면 3분 42초대를 찍어야 한다.
박태환의 최고기록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 당시 세운 3분41초53이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3분42초06을 기록했다.
출전한 대회마다 우승하며 상승세를 탄 박태환이라 충분히 기대할만한 시간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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