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스님 "참선, 머리에 활활 불붙은 듯 공부해야"
제5회 간화선 국제학술대회 6월 27∼7월 5일 열려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참선은 머리에 활활 타는 화로를 이고 있는 것처럼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간절하지 않으면 정신적인 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선(禪) 대중화에 앞장서 온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 스님(64)이 오는 27일 열리는 '제5회 간화선(看話禪) 국제학술대회'에 앞서 25일 기조연설문을 공개했다.
중국 송나라 때 형성된 간화선은 한국, 중국, 일본 등 북방불교의 대표적 수행법이다. 간화선 수행의 전통을 온전하게 유지하고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수불 스님은 깨달음을 얻는 것은 "빠르게 흐르는 물 위에서 공놀이하는 것과 같다"면서 "지금 그 자리에서 놓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화두(지혜를 갈고닦기 위한 질문)는 일주일이면 일주일, 아무리 길어도 한철 이내로 기한을 딱 정해놓고 맹렬하게 잡들어서 끝내버려야 한다"며 "화두가 놓쳐지지 않는 것을 공부 잘하는 것이라 착각하는 건 오해"라고 일침을 놨다.
이어 "수행이랍시고 허망하게 앉아 시간만 보낸다면, 그것이 어찌 역대 조사(祖師·학파의 창시자)들이 일러주신 지름길이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화두 공부를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틀림없이 활구(活句·언어 문자로 해석할 수 없는 말)가 아니라 사구(死句·해석 가능한 말)를 들고 하기 때문"이라며 "활구를 들고 의심하면 3∼7일 안에 화두가 타파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화두는 올바르게 들어서 쉽고 빨리 타파하는 것이 진정 장한 일"이라며 "그래야 힘있게 공부할 수 있는 눈이 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는 27일부터 7월 5일까지 동국대 서울캠퍼스와 강원도 인제 백담사에서 열리는 간화선 국제학술대회는 올해 '세계 속의 선불교'를 주제로 잡았다.
간화선이 교학이나 수행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도록 통합적 안목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발표에는 박재현 동명대 교수와 동국대 정운스님 등 국내 학자들을 비롯해 미국의 마크 블럼, 호주의 로버트 셔, 인도의 라트네시 등 저명한 국외학자들이 참여한다. 제1회 수불학술상 수상 논문도 함께 소개된다.
국내외 학자와 외국인 등 80여 명이 백담사에서 5박 6일 일정으로 간화선을 직접 체험하는 수행 시간도 갖는다.
문의는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 02-6713-5141)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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