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빈곤 해결하려면 기초연금 강화해야…공적연금 취약"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한국 복지체제 현주소' 분석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현재 한국의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공적연금 제도가 너무 취약해 기초연금 등 준보편적 노후소득 보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한국형 복지모형 구축 -- 복지레짐 비교를 통한 한국복지국가의 현 좌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후생활 보장정책은 2000년 '의료 중심형'에서 2011년 '서비스 중심형'으로 변화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공적 노후소득 보장 장치가 취약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건강보험이 발달해 있고, 2008년부터 시행된 노인 장기요양보험 제도가 정착되면서 요양보호 서비스가 급격히 확대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출 수준을 보면 한국의 연금 지출은 2.2%에 불과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18개 나라 평균이 8.1%인 데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보건의료 지출과 장기요양 지출도 18개국 평균은 각각 6.9%, 1.3%지만, 한국은 4%, 0.6%에 그쳤다.
공적연금을 받는 가구는 66∼75세 가구주 가구의 62.6%, 76세 이상의 26% 정도다. 평균 수급액은 각각 월평균 61만3천원, 68만9천원에 불과했다.
기초연금 수급률은 66∼75세 가구주 가구 59.2%, 76세 이상 가구주 가구 75.3%로 높은 편이지만, 월평균 수급액이 각각 월 16만7천원, 17만5천원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전체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평균소득은 전체 인구 대비 60.1% 수준으로 OECD 32개국 평균인 86.8%보다 상당히 낮다.
그 결과 66∼75세 노인의 빈곤 위험은 전체 국민 평균의 3.08배이며 76세 이상 노인은 4.37배에 이르는 빈곤 위험에 처해 있다.
또 급속한 인구 고령화로 전체 빈곤 인구 중 66∼75세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8.7%에서 2014년 26.6%로, 76세 이상 노인 비중은 9.2%에서 22.4%로 늘었다.
전(前) 노인 시기인 51∼65세에도 고용 불안정성과 조기퇴직, 자영업 전환과 폐업 등으로 빈곤율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점을 고려하면 노후 빈곤 문제는 더 심각하다.
연구진은 "비정규직이나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노동시장 특성상 공적연금만으로는 노후의 빈곤과 불안정을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공적연금의 근본적 취약성과 내재적 불평등을 극복하려면 기초연금과 같은 준보편적 노후소득 보장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건강보험의 일부로 도입된 장기요양보험은 앞으로 재정 문제와 서비스 공급 체계, 서비스 질 등의 문제가 점점 더 큰 사회적 이슈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정책 대안을 개발해 통합적이고 지속가능한 노후생활 보장체계를 갖추는 것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mi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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