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확정투' 없었던 류현진…다시 불안해진 선발 입지
5이닝 86구만 던졌으나 로버츠 감독 교체 지시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전에서 86구만 던지고 5이닝 만에 교체됐다.
중계 카메라는 5회말 다저스의 공격이 진행 중일 때 다저스 더그아웃을 비췄다. 류현진과 닉 허니컷 투수코치가 상의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다.
둘 사이에 어떤 내용이 오갔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류현진의 몸동작과 의욕에 찬 표정을 봤을 때 '더 던질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보였다.
다저스가 3-2로 앞선 상황이었다. 언제 어떻게 뒤집힐지 모르는 1점 차 상황에서 교체를 원하는 선발 투수가 있을 리 없다.
더군다나 류현진은 1이닝 이상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투구 수에 여유가 있었으나 다저스 벤치는 교체를 지시했다.
류현진을 다저스 코치진이 어떻게 바라보는지가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었다.
코치진의 믿음을 얻지 못한 류현진의 선발 잔류 여부는 다시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류현진은 짧은 불펜 생활을 끝내고 지난 6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다시 선발로 돌아왔다.
류현진은 당시 경기에서 비록 4점을 내줬으나 올 시즌 최다 이닝(7이닝)과 투구 수(102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150㎞대의 속구를 회복하면서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후 이날까지 3차례 등판에서 '선발 확정투'를 보여주지 못했다.
먼저 지난 12일 신시내티 레즈전에서는 속구의 위력이 반감되면서 4이닝 동안 홈런 3방을 포함해 4실점 하고 무너졌다.
18일 신시내티와 '리턴매치'에서는 5이닝 2실점 하며 시즌 3승(6패)째를 따냈지만, 축하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이 류현진에게 전력투구를 지시했으나 류현진은 2회까지 투구 수 50개를 기록할 만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은 순서대로라면 24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알렉스 우드에게 하루 휴식을 더 주기 위해 류현진의 선발 등판을 하루 앞당겼다.
류현진에게는 호재나 다름없었다. 류현진은 콜로라도를 상대로 3경기에 나서 3전 전패에 평균자책점 6.75로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콜로라도보다 한결 수월한 상대인 메츠를 만났음에도 상대 타선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날 경기 결과도 5이닝 2실점으로 긴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거의 매 이닝 위기를 맞았다.
저스틴 터너, 키케 에르난데스의 호수비 도움이 없었다면 실점은 더 늘어났을 것이 뻔했다.
류현진에게 밀려 불펜으로 내려간 마에다 겐타는 지난 10일 신시내티전에서 첫 세이브(4이닝 1실점)을 올린 뒤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류현진과 마에다의 5선발 경쟁의 승자가 누가 될지 상황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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