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최태원 대면한 박근혜, 무테안경 쓰고 '빤히' 응시
박근혜에 시선 안 준 최태원, 곤란한 질문엔 한숨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강애란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피고인과 증인으로 대면한 22일 법정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감지됐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 지난해 2월 16일 청와대 안가에서 이뤄진 독대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재벌 총수 가운데선 최 회장이 처음으로 당사자 앞에서 증언한 것이다.
법정에 들어선 최 회장은 증인석의 오른편에 있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아예 시선을 던지지 않았다.
독대 상황을 확인하는 검찰 질문엔 "네"라든가 "맞는 것 같습니다" 식의 소극적인 자세로 대답했다.
최 회장은 검찰이 자신의 개인사를 거론하거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자신을 두고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적 서신을 보냈다는 내용을 공개할 때는 한동안 답을 못하거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먼저 피고인석에 들어와 앉아 있던 박 전 대통령은 최 회장이 증언대에 서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이후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되자 무테 안경을 착용하고 증언에 귀 기울였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 도중 안경을 쓴 것은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은 최 회장의 증언을 듣는 도중 간간이 그의 얼굴을 빤히 응시하거나 책상 위에 놓인 증인 신문 관련 서류에 집중했다.
독대 당시 자신의 발언 등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땐 옆에 앉은 유영하 변호사에게 귓속말로 의견을 전달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간 재판에선 때때로 조는 모습이 목격됐지만 이날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피곤함을 견디는 모습이었다.
이날 법정에는 박 전 대통령과 최 회장의 대면을 지켜보려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방청석을 채웠다.
한 남성 방청객은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의 말에 큰 목소리로 "맞습니다"라고 호응했다가 퇴정 조치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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