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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라디오 DJ 된 '흥부자' 쌍둥이 아빠…전통시장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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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라디오 DJ 된 '흥부자' 쌍둥이 아빠…전통시장 '들썩'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단, 청주 육거리시장 라디오 운영

시장 상인이 라디오 진행 "이웃들 소식 전하고 웃음 선사"

(청주=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안녕하세요. 많이 놀라셨죠? 육거리시장 라디오 DJ를 맡은 쌍둥이네 떡집 운영하는 쌍둥이 아빠 유현모입니다"

지난 21일 오후 2시 30분께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에 상인들에게 친숙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장 곳곳에 설치된 200여개 스피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상인들의 입가에 곧 미소가 번졌다.

라디오에서는 약 1시간 30분 동안 시장 상인들의 사연과 함께 트로트부터 댄스, 최신 가요까지 흥겨운 노래가 이어졌다.

시장에서 야채를 파는 이모(77·여)씨는 "신나는 음악이 나오니까 손님 기분도 좋아지고 시장 분위기 전체가 밝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첫 라디오 방송을 진행한 DJ는 청주 육거리시장에서 2003년부터 떡집을 운영하는 유현모(50)씨다. 유씨는 초등학교 6학년 쌍둥이 형제의 아버지다.

방송 경험이 전혀 없는 유씨는 육거리시장 라디오 DJ 모집 공고를 보고 용기를 내 마이크를 잡게 됐다.

첫 방송을 위해서 지난 3주간 전문 방송인으로부터 10여 시간에 걸쳐 '특별 훈련'도 받았다.


21일 첫 방송에서 유씨는 손수 작성한 대본을 능숙히 읽어 내려갔다.

리허설에서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방송이 시작되자 전문 방송인 못지않은 진행 솜씨를 뽐냈다.

이날 방송에서 유씨는 "대형마트에 밀리고, 최근 이른 더위에 손님이 많이 줄었다"면서 "재래시장만의 무기인 '정'과 '덤'으로 손님을 맞이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자"고 말했다.

미국의 가수 처비 체커가 부른 '렛츠 트위스트 어게인(Let's twist again)'을 마지막 곡으로 이날 방송은 끝났다.

방송을 마친 유씨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시장 상인들이 홍보도 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누면서 단합돼서 장사도 잘되고 활기가 넘치는 시장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씨는 매주 수요일 오후 2시 30분 DJ를 맡아 라디오 방송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경환 청주 글로벌 명품시장 육성사업단 전문위원은 "상인이 직접 DJ를 맡아 매일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 목표"라면서 "시장 손님뿐만 아니라 시민들도 방송에 많이 참여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청주 육거리시장은 채소, 과일, 의류 등 1천200여개 점포가 모여 있는 충북 최대의 상설 재래시장이다.

육거리시장 홈페이지(http://cjss.coreit.co.kr)를 방문하면 라디오 방송 사연과 신청곡을 접수할 수 있다.


logo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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