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 입맛대로 판사 임용 길 터… 사법권 흔들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폴란드 헌법재판소가 정부여당의 입맛대로 판사를 임용하는 길을 터 사법부 독립 침해가 우려된다고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폴란드 헌재는 최근 국가법원평의회(KRS) 구성에 관한 법률이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이 법률의 존재로 가로막혔던 폴란드 집권 법과정의당 주도의 두 가지 법률안이 의회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그중 한 법안은 판사 17명, 국회의원 6명, 법무장관, 대통령 대리인으로 구성된 현 KRS를 두 개 조직으로 나누고 그 구성원도 바꾸도록 했다.
판사가 아니라 현재 법과정의당이 장악한 의회가 KRS 위원을 선출하도록 하고 판사 15명의 평의회 1부(편의상 명칭), 의원 6명·법무장관·대통령 대리인·판사 2명의 2부로 조직을 분할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앞으로는 이들 두 조직이 판사 임용과 다른 결정을 책임지기 때문에 정부가 사실상 판사 임용에 관해 거부권(결정적 권한)을 갖게 된다고 신문은 풀이했다.
정부의 사법부 통제를 강화하는 나머지 한 법안은 검찰총장을 겸하는 법무장관에게 재판장·부재판장의 임면권을 부여했다.
앞서 법과정의당은 2015년 11월 집권에 성공한 뒤 헌재 권한을 제한하는 법안을 처리하고 헌법재판관 15명 중 이전 집권당이 추천한 재판관 5명의 임명을 거부하고서 새로운 5명을 추천해 대통령 임명 절차를 서둘렀다.
이는 의회 권력을 견제하는 헌재 기능을 무력화하는 조처라는 지적과 함께 거센 저항을 불렀다.
폴란드는 최고 실력자로 통하는 야로스와프 카친스키 법과정의당 당수 등 집권 핵심세력은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뿐 아니라 언론의 의회 취재 제한, 낙태 전면 금지 등으로 큰 비판을 자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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