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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이틀째 상경집회…출근길 도심 도로행진에 교통정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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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 이틀째 상경집회…출근길 도심 도로행진에 교통정체(종합)

질서 유지해야 할 경찰, '낮은 경호' 명목으로 방임한다는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건설노조가 이틀째 서울 도심에서 상경집회를 벌였다.

건설노조 조합원 5천명(경찰 추산)은 21일 오전 8시 서울 종로구 세종로소공원과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건설현장의 불법 하도급 근절과 내국인 건설노동자 고용 대책을 요구했다.

건설현장의 임금이 10년째 하향 평준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주노동자 인력이 다단계 하도급을 통해 불법 유입되면서 임금과 노동조건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현재 허용된 이주노동자 쿼터는 6만7천명이지만 실제로는 약 30만명의 이주노동자가 일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를 쫓아달라고 집회를 하는 게 아니다"라며 "불법하도급 구조에 따른 이주노동자 유입으로 건설산업은 내국인 청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집회 과정에서 건설노조는 인도와 3개 차로를 완전히 가로막아 보행자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었다.

경찰은 집회 현장에 '시민통행로'를 안내하는 입간판 형태의 구조물을 세워뒀지만, 실제로는 보행자가 지나다닐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지 않았다. 통행로를 비워달라고 안내하는 경찰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오전 8시30분께부터 세종로소공원을 출발해 광화문로터리와 안국동로터리, 종각, 내자동로터리를 거쳐 세종로소공원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벌였다.

인근에 있는 현대건설, SK건설, 대우건설 등 원청 건설사 사옥 앞에서 건설현장의 불법 사례에 대해 항의하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행진은 당초 오전 9시 이후 시작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그보다 30분가량 먼저 시작됐다. 행진이 출근 시간대에 시작된 탓에 이 시간 서울 도심 교통이 심한 정체를 보였다.






거리를 지나는 운전자들은 노조의 행진에 항의하려는 듯 수차례 경적을 울렸고, 일부는 창문을 열어 욕설하기도 했다.

건설노조는 전날 오후에도 세종로소공원에서 청와대 인근까지 도로행진을 하고 대열을 나눠 청계광장과 세종로소공원(여성조합원)에서 노숙 농성을 했다.

이들은 시민 불편을 줄이려고 천막을 치거나 침낭을 펼치지 않고 은색 단열 깔판만 깔고 노숙했다.

그러나 노숙을 마치고 이날 오전 자리를 정리하면서는 깔판을 회수하지 않고 농성 현장에 방치하는 등 제대로 뒷정리가 되지 않았다.

한 환경미화원은 "노조가 거리를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가서 지금 정리 중"이라며 "다른 곳에도 깔판이 한가득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일부 조합원들은 경찰이 노숙농성을 허용한 청계광장·세종로소공원 외에 세종문화회관 계단 등 광화문 일대 다른 지역에 드러누워 잠을 청하기도 했다.

흡연이 금지된 지하철역 인근에서 거리낌 없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도 보였고, 인도나 차도에서 술을 마시기도 했다.

건설노조는 "집회 과정에서 있었던 일부 무질서한 모습을 앞으로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며 "노숙농성 후 깔판을 쌓아둔 것은 청소 편의를 위해 종로구청과 미리 그렇게 하기로 합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질서를 유지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해야 할 경찰이 집회 과정에서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은 데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근한 경호, 열린 경호, 낮은 경호'를 핑계 삼아 경찰이 노조의 무질서한 행동을 방임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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