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지아 소녀상 제막 앞두고 日극우세력 방해 극성
소녀상 건립위 "일부 시의원 동요…한인사회 단결된 힘 보여달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조지아 주 브룩헤이븐 시(市)에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이 오는 30일(이하 현지시간) 제막을 앞둔 가운데 일본 극우세력 등이 조직적 방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애틀랜타 소녀상 건립위원회(위원장 김백규)와 현지 한인매체 뉴스앤포스트(대표 홍성구)에 따르면 30일 오전 10시 브룩헤이븐 소재 시립공원(일명 블랙번2)에서 열리는 소녀상 제막식은 존 언스트 브룩헤이브 시장이 직접 사회를 맡기로 했다.
브룩헤이븐 소녀상은 캘리포니아 주 글렌데일 시립공원과 미시간 주 사우스필드 한인문화회관에 이어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세워지는 평화의 소녀상이다.
앞서 인구 5만 명의 소도시 브룩헤이븐 시 의회는 만장일치로 소녀상 설치안을 승인했다.
제막식에 앞서 29일 오후 6시 30분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라는 주제로 전야제 행사가 열린다.
전야제와 제막식에는 위안부 피해자이자 영화 '귀향'의 실제 주인공인 강일출 할머니와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 작가 부부 등이 참석한다.
애틀랜타 출신 가수 보은(클라라 홍)이 특별공연을 할 예정이다.
브룩헤이브 시 당국의 소녀상 건립 의지와 지지는 확고한 편이다.
하지만, 공식 제막일이 다가오면서 일본 측의 반대 로비와 공격이 점점 노골화 하고 있다.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관은 브룩헤이븐 시의원들을 상대로 집요한 로비를 펴고 있다.
시노즈카 다카시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는 언스트 시장과 시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소녀상 건립에 강력한 항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지역 주민을 선동해 소녀상 건립을 반대하는 민원을 내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소녀상 건립을 다룬 지역 언론사 웹사이트에 악성 댓글을 올리는 동시에 일본에 있는 극우파 인사들까지 나서 항의성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
소녀상 건립위가 최근 주최한 토론회가 열린 장소인 넬슨 멀린스 법률회사에도 극우 인사들의 항의성 전화가 이어졌다.
일본 측의 방해 공작에서 브룩헤이븐 시 의회 의원들 중 일부가 동요하면서 '비문 내용을 수정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반응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상 건립위의 한 위원은 "브룩헤이븐 시에서 소녀상 건립과 관련된 민원을 종합으로 집계하고 있는 걸로 안다"면서 "반대쪽 의견이 많이 접수되는 상황이어서 시의원들이 당혹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애틀랜타 한인사회의 단결된 힘을 보여줄 때"라며 "브룩헤이븐 시장과 시의회에 소녀상 건립 찬성·지지 목소리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건립위는 시 공식 이메일 주소인 mayorandcouncil@brookhavenga.gov로 이메일을 보내줄 것을 요청했다.
이미 대도시인 애틀랜타에서의 소녀상 건립은 일본 측의 방해로 한 차례 무산된 바 있다.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공원내 코카콜라 박물관 인근에 있는 민권인권센터에 소녀상을 세우기로 했으나 센터 측이 갑자기 부지 계약을 취소해 건립 논의가 무산됐다.
소녀상 건립위는 인구가 적은 브룩헤이븐에 먼저 소녀상을 세운 뒤 애틀랜타 등 대도시에 미국 남부 제2, 제3의 소녀상을 세우겠다는 계획이다.
oakchu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