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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의사 허수아비 원장에 앉혀놓고 허위진료…10억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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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한의사 허수아비 원장에 앉혀놓고 허위진료…10억 챙겨



(서울=연합뉴스) 이승환 기자 = 빚에 허덕이는 외국인 한의사를 허수아비 병원장에 앉혀놓고 허위 진료 등으로 10억여 원의 보험금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른바 '사무장 병원'을 개설해 운영한 정모(49)씨와 이 병원 원무부장 조모(49)씨를 의료법 위반과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병원장인 중국계 외국인 A(45)씨를 포함해 환자 알선 브로커와 투자자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2013년 8월 서울 관악구에 사무장 병원을 개설한 뒤 올해 2월까지 공범을 동원해 가짜 교통사고 환자들을 입원시키거나 과다 진료한 뒤 보험사 11곳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13억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낸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지인에게 소개받은 A씨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뒤 그를 병원장으로 고용했다.

국내 한 대학에서 공부해 한의사 자격증을 땄으나 많은 빚을 안고 있던 A씨는 800만원의 월급을 받고 '바지 병원장'을 맡은 것으로 조사됐다.

6개실·25개 병상을 갖춘 이 병원은 당직 의료인조차 없었다. 병원 직원들이 퇴근하면 입원 환자들은 무단 외출을 하거나 병동에서 음주, 혼숙을 일삼았다.

또 정씨 일당은 병원 회계상 가족 등을 직원으로 허위로 등록한 뒤 월급 명목으로 투자받은 돈을 지급하기도 했다.

사무장 병원이란 의료 자격증이 없어 병원을 개설할 수 없는 사람이 의료인을 이른바 '바지 병원장'으로 고용해 불법 개설한 의료기관이다. 현행법상 사무장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보험금을 청구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 등은 일반 진료로는 수익을 올리기 어렵자 교통사고 견인차를 운행하는 환자 알선 브로커와 조직적으로 공모해 범행했다"고 말했다.

iaml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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