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장례식 '역대 첫 유럽 차원'… 佛스트라스부르서 獨까지 운구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독일 통일과 유럽 통합의 주역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장례식이 유럽 차원에서도 엄수된다.
18일(현지시간) 독일의 일요신문 빌트암존탁은 지난 16일 별세한 콜 전 총리의 23일 장례 계획에 관해 보도하며 이같이 전했다.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헬무트 콜은 생전 그의 각별한 공헌을 인정받아 유럽 명예시민이 됐다"면서 "그 때문에 내가 유럽 차원의 국가행위(장례식을 특정할 땐 국장)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룩셈부르크 기독사회 철학의 정치인인 융커 위원장은 같은 계열인 독일 기독민주당의 거목이었던 콜 전 총리의 작고 직후 내놓은 성명에서 "나의 멘토이자 친구, 유럽의 진정한 정수였던 그가 몹시도 그리울 것 같다"며 통절한 비애를 표했다.
융커 위원장은 1954년생으로 1930년생인 콜 전 총리보다 근 한세대 가까운 후배이지만, 평소 능숙한 독일어로 콜 전 총리와 유럽에 대한 안목을 나누고 대화를 했던 사이다.
콜 전 총리의 장례식은 이처럼 역대 처음으로 유럽의회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진행된 뒤 그의 고향인 독일 라인란트팔츠주(州) 슈파이어 대성당에서 잇따라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스트라스부르 중심부와 슈파이어 대성당은 약 110㎞ 떨어진, 비교적 가까운 거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행사 구상으로 풀이된다.
운구 행렬은 스트라스부르에서 라인강 줄기를 따라서 슈파이어로 이어진다.
유족과 가까운 지인들은 슈파이어 대성당에서 공개 국장을 치르고서 별도의 사적인 조문 행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1982년부터 1998년까지 총리를 지낸 콜은 집권 기간 독일통일, 유럽통합, 냉전해체를 주도했다. 이 때문에 같은 기민당의 콘라트 아데나워 초대 총리와 함께 기민당을 대표하는 역사적 정치인으로 각인돼 있다.
하지만 1990년대 말 전례 없는 기민당 정치비자금 스캔들에 얽히고도 끝까지 당심의 명령을 어기면서 자금 제공자에 관한 세부 정보를 내놓지 않아 큰 논란을 일으켰고, 자신이 발탁한 당시 앙겔라 메르켈 당 사무총장에게서 공개 비판을 받고 나서 명예총재직에서 물러나고 이후 정계에서도 은퇴했다.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