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파파? 알리마마?' 中기업들, 짝퉁상표 막으려 '자진등록'
中 유명 주류기업 우량예그룹 2천64개 상표권 등록
(베이징=연합뉴스) 김진방 특파원 = '알리빠빠'나 '알리마마'처럼 중국 유명 IT기업인 알리바바(阿里巴巴)를 연상시키는 '짝퉁' 상표권의 소유자는 누구일까?
알리파파와 같은 알리바바와 유사한 이름의 상표권을 보유한 기업은 마윈(馬雲) 회장이 경영하는 바로 그 알리바바 그룹이다.
중국 기업들은 '짝퉁 천국'인 중국에서 상표권을 지키기 위해 유사 상표가 될 수 있는 상표권을 미리 자진해서 등록한다.
18일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알리바바 외에도 샤오미(小米), 우량예(五糧液) 등 중국 유명 기업들은 비슷한 전략으로 자사의 상표권을 보호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발음이 비슷한 '알리빠빠', 'ALIPAPA'부터 유사 상표에서 연상되는 '알리수수'(알리삼촌), '알리제제'(알리누나), '알리거거'(알리형님) 등 30개의 유사 상표를 등록해 상표권 침해를 원천 차단했다.
중국 유명 주류 상표인 우량예의 경우는 '우량예' 외에도 각 성의 앞 자를 딴 '베이량에'(北糧液), '산량예'(陝糧液) 등 우량예에서 파생될 수 있는 상표권까지 2천64개의 상표권을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자제품 제조기업인 샤오미 역시 '작은 쌀'이라는 샤오미의 뜻의 반대말인 '다미'(大米)를 비롯해 '헤이미'(黑米), '황미'(黃米) 등 유사 상표로 인식될 수 있는 상표권을 대거 등록해 놓았다.
상표권에 대한 고민은 중국 기업뿐 아니라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중국에 진출한 스타벅스도 2014년 중국 스타벅스 명칭인 '싱바커'(星巴克)와 유사한 '신바커'(辛巴克), '신바커'(新巴克), '싱바커'(興巴克), '싱싱커'(星星克) 등의 상표권을 등록했다.
중국 상표법 제22조에 따르면 상표 등록을 원하는 신청인은 등록 상표와 비슷한 유형의 상표를 여러 개 등록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들 기업의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중국 기업과 중국 진출 외국기업의 이런 눈물겨운 노력은 짝퉁 상표권으로 인한 소송과 매출 감소 등 피해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지적 재산권 변호사 자오잔링(趙占領)은 "기업들이 유사 상표를 사전에 등록하는 행위는 기업에 부담을 가중하고, 사회적인 낭비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그러나 현행법상 유사 상표로 인한 소송비, 매출 피해 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 방법 외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다"고 말했다.
chin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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