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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아직 싸다' 강세장 전망"…상승탄력은 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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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아직 싸다' 강세장 전망"…상승탄력은 둔화

투자고수 5명의 장세진단…'중소형 가치주'로 온기 확산 전망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유현민 조민정 기자 = 국내 주식 투자 고수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에도 코스피 강세장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같은 상승탄력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오름세는 점차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연합뉴스가 18일 대표적인 국내 증시 펀드매니저 5명을 상대로 벌인 긴급 장세진단 인터뷰에서 이들 투자 고수는 코스피가 여전히 저평가돼 추가 상승을 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인터뷰에는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과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부사장),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이 응했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강도 높게 오른 상반기보다 하반기에는 상승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했다.

이들은 또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비싼 수준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상승세 지속 여부에 대해선 다소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일부는 상반기의 대형주 주도 장세가 중소형 가치주가 두각을 보이는 장세로 갈아탈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놨다.






◇ "코스피 강세장 진행형"…"하반기 녹록지 않을 수도"

이들 주식 고수들은 지난 9일 2,380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로 마감한 코스피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여파로 한 주간 조정을 받았으나, 상승세는 훼손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코스피는 지난 16일 2,361.83으로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감과 상장사들의 실적 개선 등 호재로 올해 들어 16.55% 오른 수준이다.

'가치투자'의 대가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사장은 "증시 강세 국면은 아직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민수아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장도 "코스피 급상승에 따른 단기 조정은 올 수 있으나, 상승세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낙관론의 근거로는 코스피가 아직 저평가돼 있어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점이 꼽힌다.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피는 여전히 글로벌 시장 대비 가치평가(밸류에이션) 측면에서 매력이 있다"며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어느 정도 충족하면 지수는 한 번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준철 VIP투자자문 대표가 "코스피는 다른 시장보다 워낙 싸고 잠재 수익률이 높아 계속 오를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치투자가로 유명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코스피의 '어닝 일드'(earning yield·이익률)가 8% 정도여서 채권 이익률을 국고채 3년물 수익률인 1.7% 정도로 가정하면 주식과 채권의 이익률 차이인 '일드 갭'이 6%가 넘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부사장은 아직 대세 상승장 징후가 확인되지 않아 코스피가 연말까지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상황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재고를 늘리는 재고 확충 사이클 측면이 강하다"며 "실수요가 아니라 가수요이기 때문에 반락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년쯤 경기가 실제 회복하고 소비가 늘어나면서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비로소 대세 상승장이라 할 수 있다"며 "아직 이런 대세 상승장이 확인되지 않아 코스피를 '중립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남권 사장은 최근 미국의 통상압박 강화로 올해 하반기 국내 경기 상황이 상반기보다 녹록지 않을 가능성을 크게 봤다. 이 부사장과 마찬가지로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상승탄력이 둔화할 수 있다는 분석인 셈이다.

그는 "미국의 통상압박 강화로 국내 기업 실적이 상반기 추정치보다 줄 수 있다"며 "기업 매출이 감소하면 대단한 패닉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중소형 가치주 주목해야"…대형주 주도 지속 전망도

일부 주식 고수는 최근 코스피 랠리를 삼성전자와 같은 대형주가 주도한 만큼 앞으로는 그간 소외된 저평가 가치주가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채원 부사장은 "2015년 8월 삼성전자가 103만3천원으로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2년 가까이 2.2배 정도 올랐다"며 "그때부터 대형주가 오르기 시작해 시기적으로 조정받을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소외된 중소형주가 움직일 수 있다"며 "바이오와 같이 배수가 높은 중소형 성장주보다 중소형 가치주를 좋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준철 대표도 "대형주가 아니라 그간 움직이지 않은 중소형 가치주로 시장의 온기가 퍼져갈 것"이라며 올해 상반기 대형주가 이끈 강세장의 양상이 앞으로 달라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남권 사장 역시 "앞으로 시장이 오르려면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들어와야 하고 그렇게 되면 중소형주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증시에서 두각을 보일 종목으로 중소형주를 지목했다.

민수아 본부장은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동반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점치면서 "통상 중소형주로 일컫는 코스닥시장은 이익 성장성이 높은 기업이 많아 코스피보다 상승률이 낮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반면 최웅필 본부장은 코스피의 올해 상단을 2,500선으로 제시하며 대형주 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대형주가 급격히 오른 뒤 잠시 쉬어가며 중소형주의 오름세가 돋보였으나 이런 흐름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최 본부장은 "대형주가 작년부터 상승세를 주도했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선 전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라며 "중소형주로의 '낙수효과'를 크게 기대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hyunmin6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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