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 압박 기피에 트럼프, 북한과 직접 협상 나설 수도"
웜비어 석방 이후 비밀 접촉 시도할 가능성 < NYT>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중국이 기대만큼 북한에 압력을 행사하지 않음에 따라 북한과 직접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중국 시진핑 주석과의 회담을 통해 중국의 무역 관행과 남중국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완화하는 대신 중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 강력한 압력을 행사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러한 '도박'의 성과에 대해 트럼프 보좌진 상당수가 갈수록 회의적이라고 NYT는 전했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대북 압력 수위가 크게 강화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백악관 보좌진은 오는 2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양국 간 고위 외교·안보 대화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또 중국이 대북 압력 강화를 꺼림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로서 북한 위기를 다룰 유망한 선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행정부에서 성과가 없었던 대북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북한에 억류 중인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석방을 위해 고위 외교관을 북한에 파견하는 등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웜비어가 북한에서 가혹한 처우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으나, 전·현직 관리들은 '한 시민에 대한 가혹 행위를 이유로' 미 행정부가 전략을 바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전·현직 관리들은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와 북한 간 접촉은 극도의 비밀 속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은 "(트럼프 행정부가) 사태의 진전을 가져올 수 있는 북한과의 공식 또는 비공식 접촉 형태에 대해 타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보좌진은 또 진보계 지도자가 들어선 최근 한국 대통령 선거 결과로부터도 동기부여를 받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관리들은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과 만날 경우 부분적으로 해결의 책임을 미국 측에 떠넘길 수 있으므로 이에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일방이라면서 그러나 현재로서 백악관은 중국을 통해 북한에 압력을 행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지역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은 대북 압력을 행사하도록 시 주석을 설득했다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우려 요인으로 거론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할 경우 해당 지역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부풀리지 말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오는 7월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날 기회가 있다. 그러나 백악관이 두 정상 간 1대1 면담을 주선할지는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한 고위관리는 전했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