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도 동화 읽고 자기 이야기로 만들길"
방한한 터키 아동문학가 멜리케 귄위즈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아동문학은 땅에 씨를 뿌리는 일과 같아요. 씨를 심은 다음 나무와 열매를 기다리는 데 오래 걸리는 것처럼 아동문학도 마찬가지예요. 계속 심다가 결과가 잘 나오지 않으면 땅을 쉬게 하듯 가끔 쉬어야 해요. 많이 기다리고 연구해야 하는 일이에요."
터키의 아동문학가 멜리케 귄위즈(49)는 15일 아동문학과 관련 출판 일을 농사에 빗대며 이렇게 말했다. '2017 서울국제도서전' 참석차 한국을 찾은 귄위즈는 이날 오전 코엑스에 마련된 도서전 행사장에서 두 나라 아동문학·출판 관계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귄위즈는 20여 년 동안 터키 에르뎀 출판사에서 작가이자 편집자·출판관리자로 일하면서 어린이책을 쓰고 만들어왔다. 그는 "터키어로 번역해 출판한 한국 서적 25권 중 4권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며 "터키와 한국의 문화가 비슷하고 아이들 교육 문제도 마찬가지다. 아동문학 중에서도 유치원 교육에 관한 책이 인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영어교사 출신답게 아동문학에서 언어와 번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이들이 모국어를 잘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써요. 외국 아동문학은 번역이 가장 중요해요. 아이들은 책을 읽을 때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책장을 덮는 경우가 많거든요. 원작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먼저 이해한 다음 아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시 쓰는 거죠."
귄위즈의 책 가운데 '까마귀 노래자랑 대회'와 '달이 어디로 사라졌지?' 등 동화책 2권이 국내에 소개돼 있다. 이 가운데 '까마귀 노래자랑 대회'는 까마귀와 부엉이·참새·제비 등 온갖 동물들 사이의 갈등과 화합을 통해 배려와 타인에 대한 존중을 이야기하는 우화다.
실제 지문을 캐릭터로 활용한 그림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손가락의 지문 하나가 까마귀 한 마리가 된다. 작가는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 인물들이 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이야기이다. 누구에게나 고유한 지문은 그 사람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귄위즈는 어른들도 아동문학을 즐기고 깨달음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어른들에게도 메시지를 주고 싶어요. 어른들도 동화를 자기 이야기로 만들었으면 좋겠어요."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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