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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말하기' 대상 쇼크루크 "애국가·촛불 멋지고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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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말하기' 대상 쇼크루크 "애국가·촛불 멋지고 뜨거웠다"

한국의 역동적 에너지 일깨워 호평…한국 가요 랩도 선보여

"양국간 무역에 종사할 것…한국 매운맛 고향에 알려주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이희용 기자 = "간질간질해/ 어린 애들은 가 구석에/ 나 그대의 테이스트를 바꿔주는 소믈리에/ 뜨끈뜨끈할 때 후후 불어 함께 옛다 던져줄 때 감사하며 고개 숙여 만세/ 헤이 미스터 앤드 시스터 나 나 타타탑 진짜가 나가신다/ 둠다다 디비다다~"

중앙아시아 외모의 외국인이 한국의 최신 가요 랩을 또렷한 발음으로 속사포처럼 쏟아내자 경희대 서울캠퍼스 크라운관을 가득 메운 800여 명의 청중은 눈과 귀를 의심했다.

노래를 부른 주인공은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유학와 우송대 대학원 국제경영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잡버로프 쇼크루크(23) 씨.

그는 13일 오후 연합뉴스와 경희대 국제교육원 공동 주최로 열린 제20회 세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화끈하고 역동적으로 다시 태어나는 대한민국'이란 주제로 발표해 16명의 본선 진출자 가운데 대상을 차지했다.

"평소 K-팝을 즐겨 듣고 부릅니다. 저의 랩 솜씨에 박수는 많이 나왔지만 심사 점수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모르겠네요. 저도 밤을 새우며 열심히 연습했는데 다른 참가자들의 실력이 모두 대단하더군요. 입상을 기대하긴 했지만 솔직히 대상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그는 발표 순서에서 "매운맛과 한류의 매력에 빠져 5년 전 한국에 왔다"고 소개한 뒤 "다이내믹한 한류보다 더 멋진 음악은 광화문에 울려 퍼진 한국의 애국가였고, 매운 한국 음식보다 더 뜨거운 것은 광화문의 촛불이었다"면서 "제가 받았던 뜨겁고 긍정적 에너지를 조금이나마 한국에 돌려주고 싶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쇼크루크 씨는 2년 전에도 이 대회에 참가해 2차 예선에까지 진출했다. 재수 끝에 최고 영예를 거머쥔 것이다. 한국어 공부에 특별한 비결은 없고 한국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최고라고 소개했다. 그래도 한국어가 우즈베크어와 발음과 문법이 비슷한 점이 많아 크게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는다고 한다.

"마음속으로는 저를 어떻게 생각했는지 모르겠으나 한국에서 두드러지게 차별받은 경험은 없어요. 제가 대전에 사는데 처음 왔을 때만 해도 외국인이 많지 않아 저를 신기한 듯 쳐다보는 사람이 많았죠. 이제 그곳에도 외국인이 부쩍 늘어 그런 일은 거의 없어졌어요."

한국인들에게 배울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한국인은 정말 대단하다"면서 "합심 노력해 놀라운 경제발전을 이룬 것을 우즈베키스탄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 어디인지 묻자 "거제도"를 첫손가락에 꼽으며 "우리나라에는 바다가 없어 바닷가나 섬은 모두 마음에 드는데 그중에서도 거제도가 가장 매력적"이라고 대답했다.

"고향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보여주고 싶은 게 많아요. 그러나 한국 사람이나 한국의 섬을 가져갈 수는 없으니 한국의 매운 음식을 가져가서 맛보게 하고 싶어요. 문화적으로 우리나라와 한국이 어떻게 다른지 친구들도 경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학교 공부에 매달리면서도 가급적 틈을 내 한국의 우즈베키스탄 공동체에 자주 얼굴을 내밀어 고향 소식을 주고받는다. 또 같은 중앙아시아 친구들과 함께 고향의 음식, 노래, 의상 등을 한국에 알리는 민간외교 사절로도 활약하고 있다.

그의 장래 희망은 공부를 마치는 대로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중앙아시아 나라들과 한국 간의 무역에 종사하는 것이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서로 협력할 분야가 무궁무진합니다. 한국의 기술과 우리나라의 자원이 결합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죠. 제가 그 일에 일익을 담당해 양국의 발전과 우호협력을 이끌 수 있기를 바랍니다."

heeyo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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