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임대계약 해지 통보에 화재보험 가입 후 방화
법원 현주건조물방화 혐의 70대 식당 업주 징역 2년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건물주로부터 식당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받자 화재보험에 가입한 뒤 건물에 불을 지른 혐의로 기소된 70대가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허준서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기소된 음식점 사장 A(71)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올해 1월 1일 오후 7시 46분께 인천시 남동구에 있는 한 식당 건물에 불을 질러 2천80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6월부터 해당 건물 1층을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90만원을 주고 임차해 식당을 운영했다.
그러나 식당 운영이 잘되지 않아 월세와 전기세가 밀리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임대계약 해지 통보를 받자 같은 해 11월 화재보험에 가입한 뒤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화재 당시 단골손님과 술을 마셨고 손님이 가고 난 뒤 술에 취해 혼자 식당 안쪽 침실에서 잠을 잤다"며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서 깨 보니 연기가 자욱해 식당에서 빠져나왔다"고 방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9명 중 8명(징역 2∼3년)은 A씨에 대해 유죄평결을, 나머지 1명은 무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화재 현장에서 솔잎을 모아놓고 태운 흔적과 휘발유 성분의 액체가 담긴 비닐봉지가 발견된 점 등을 토대로 A씨의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식당 운영이 잘되지 않아 월세를 연체하는 상황에서 임대계약 해지를 통보받았고 사건 발생 2개월 전 가입한 보험금도 화재 이후 신청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방화범죄는 다른 사람의 생명과 재산에 심각한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큰 중한 범죄"라면서도 "인명피해는 없었고 피해자인 건물주가 별도의 화재보험에 들어 보험금으로 어느 정도 피해를 복구할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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