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원한?…'텀블러에 담긴 못폭탄' 연세대 폭발사고에 대혼란
군·경·탐지견 투입하고 공학관 학생들 대피
(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교수 연구실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폭발사고가 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현장은 사고 2시간이 지나도록 혼란스러운 상태가 이어졌다.
이날 오전 8시 40분께 연세대 제1공학관 4층에 있는 기계공학과 김모 연구실에서 일어난 폭발사고로 김 교수는 목, 가슴, 손, 오른팔 등에 화상을 입었다.
김 교수는 '연구실 출입문에 상자가 든 쇼핑백이 걸려 있어 방에 들어가 열어보니 갑자기 폭발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사고 이후 제1공학관 내 연구실이나 실험실 내 학생들에게 모두 대피하라는 학교 측 조처가 내려지면서 건물 주변은 급히 뛰쳐나온 학생, 수사 중인 경찰, 지원 나온 군인 등으로 가득 찼다.
제1공학관 건물이 정문 가까이 있어 정문을 거쳐 등교하는 학생들은 모두 놀란 눈으로 혼잡해진 교내를 지켜봤다.
제1공학관 주변으로는 노란색 폴리스라인이 둘러쳐져 외부인의 출입을 막았다. 수도방위사령부에서 나온 위험성 폭발물 개척팀(EHCT), 경찰 폭발물처리반(EOD), 과학수사팀 등이 수시로 드나들었다.
김 교수 연구실이 있는 4층에 있었다는 학생 조모(28)씨는 "주변 친구들이 나가라고 해서 따라 나왔다"며 "'쿵' 소리 같은 폭발음은 없었다"고 전했다.
5층에 있었던 최모(36)씨도 "폭발음은 못 들었다"며 "알람용 비상벨 소리가 한참 울렸다"고 말했다.
안강현 연세대 대외협력처장은 "김 교수는 1도 내지 2도 화상으로 (세브란스)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며 "당국이 출동해 감식견을 데리고 (제1공학관) 교수실마다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처장은 사고 현장에 들어가서 경찰이 찍어둔 증거물 사진을 봤다고 한다. 안 처장은 "직육면체의 보통 (택배) 포장지 박스였다. 한쪽이 터져 있었다"고 전했다.
김 교수의 원한 관계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고만 말했다.
경찰이 누가 이런 택배상자를 가져다 놨는지 배경을 캐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학점이나 시험 등에 불만을 품은 학생의 소행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 교수는 기계공학수학 강의를 맡고 있으며, 시험은 오는 20일 오전으로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테러가 의심되는 사고인 만큼 국정원과 군 등이 출동해서 대공용의점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특히 이번 폭탄은 텀블러처럼 생긴 용기에 작은 나사못 수십개가 뇌관과 함께 담기고 건전지 4개로 연결된 구조여서 이슬람국가(IS) 극단주의 단체가 테러에 사용하는 '못 폭탄'이나 보스턴 마라톤 테러때의 '압력솥 폭탄'과 유사한 구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경찰은 아직까지는 "조사중"이라며 신중한 반응이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에 불안해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제1공학관 5층에 있었다는 한 학생은 "학교 측이 상황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처음부터 폭발이라고 알렸어야 했다. 아무런 공지가 없었는데 그러다가 추가 폭발이 났으면 어떻게 했을 건가"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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