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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100조 IT펀드' 특이한 자본구조 눈길

주식+회사채 하이브리드 방식…업계서 우려 시각도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일본 소프트뱅크를 이끄는 손정의(손 마사요시) 사장이 야심차게 설립한 IT펀드 '비전펀드'가 특이한 자본구조를 취하고 있어 업계에서 의아해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유망한 차세대 IT기술에 집중 투자할 것을 표방한 비전펀드는 모두 930억 달러(약 105조 원)의 출자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자본구조가 비전통적인 것이라는 점이 노련한 투자전문가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벤처 캐피털과 기업 인수 펀드는 주식을 발행하는 형태로 자본을 조달하지만, 비전펀드는 외부 투자자들에게 주식과 회사채를 넘기는 방식으로 출자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비전펀드에는 사우디아라비아(450억 달러)와 아부다비(150억 달러)의 국부펀드가 총 600억 달러를 출자할 것을 약속했고 애플과 퀄컴, 대만의 폭스콘, 일본의 샤프 굵직한 IT기업들이 모두 50억 달러를 출자한 상태다. 펀드 설립 주체인 소프트뱅크도 280억 달러를 내기로 돼 있다.

펀드가 외부 투자자들에게 발행한 회사채는 12년의 펀드 운영 기간에 연 7%의 표면금리를 우선적으로 보장한다. 다만 회사채 보유자들은 주식 보유 비율에 따라 투자수익을 챙길 수 있는 형태다.

외부 투자자들은 62%는 회사채, 그 나머지는 주식을 받는 형태로 펀드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크를 줄이면서도 짭짤한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펀드가 출자 목표 1천억 달러를 이룰 경우, 외부 투자자가 사들일 회사채는 440억 달러, 주식은 280억 달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는 유일하게 주식으로만 출자키로 돼 있다. 소프트뱅크가 약속한 280억 달러 가운데 일부는 이회사가 지난해 320억 달러에 인수한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ARM홀딩스의 지분 25%를 넘기는 형태다.

사모펀드와 벤처 캐피털을 상대하는 투자자문사들은 업계에서 이런 하이브리드형 출자 방식이 활용된 사례는 드물다고 지적한다. 로펌인 심슨 대처의 제이슨 글로버 파트너는 25년동안 펀드 설립 자문 업무에 종사했지만 이런 구조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비전펀드가 이처럼 특이한 자본구조를 택한 것은 손정의 사장이 소프트뱅크의 재무구조에 부담을 추가하지 않고 대형 투자에 나서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투자전문가들은 그러나 비전펀드가 레버리지(차입)에 크게 의존한다는 것은 손정의 사장 개인의 심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미 풍부한 자본금이 흘러들어가는 IT분야에서 큰 성과를 낼 투자 대상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씨티그룹의 쓰루오 미쓰노부 애널리스트는 "비전펀드의 자본구조는 손 사장이 품은 자신감과 욕심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그가 가진 자신감의 상당 부분은 중국의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와 인터넷 검색엔진인 야후 재팬 등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둔 데서 비롯된 것이다.

손정의 사장은 지난달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인생은 단 한 번뿐이므로 통 크게 생각하고 싶다"고 밝히면서 "작은 베팅에는 아무런 생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펀드 설립에 관여한 한 인사는 비전펀드의 자본구조는 IT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통 큰 베팅을 위해 설계된 것으로, 현금 흐름이 부족하거나 아예 없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만큼 레버리지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적인 기업 인수 과정에서는 해당 기업의 과거 현금 흐름과 향후의 현금 창출 능력을 감안해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지만 많은 IT 스타트업에는 그런 수단을 발휘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jsmo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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