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날때 입은 빨간정장의 저주"…英메이의 잘못된 선택
노동당 상징하는 빨간옷 입어 구설…트럼프와의 회담 때와 동일한 패션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패셔니스타'로 유명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영국 조기총선 당시 입었던 옷 때문에 누리꾼들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선과 텔레그래프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집권 보수당의 과반의석 상실이라는 충격적 조기총선 결과가 나온 지난 9일 오전 메이 총리는 빨간 치마 정장을 입은 채 남편 필립과 함께 보수당 당사를 나오는 장면이 포착됐다.
메이 총리는 영국 디자이너 어맨다 웨이클리가 디자인한 이 빨간 정장을 주요 공식 석상에서 즐겨 입는다.
지난 1월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과 영국의 정상회담에서도 메이 총리가 이 옷을 입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손을 잡고 걷는 장면이 목격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메이 총리의 옷차림은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상에서 잘못된 선택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조기총선에서 메이가 이끄는 보수당이 경쟁당인 노동당에 밀려 과반의석을 상실했는데도, 메이 총리가 노동당을 상징하는 빨간색 옷을 입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또 영국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비호감도가 유독 높은 것을 고려할 때 메이 총리가 트럼프를 만날 때 입은 옷을 다시 선택해 이번 총선에 불운을 불러왔다는 웃지 못할 반응도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이 대대적인 반대시위를 일으키고 이번 총선을 앞두고 최대 정치적 쟁점이 되는 등 트럼프에 대한 반감이 아주 높다.
이에 누리꾼들은 "테리사 메이 총리가 빨간 옷을 입고 노동당의 승리를 미리 축하했다", "메이 총리가 마음속으로 노동당을 지지한다", "보수당은 파란색, 노동당은 빨간색이라는 것을 헷갈린 거 아니냐"라는 조롱 섞인 반응을 내놓았다.
또 메이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날 당시 이 정장을 입은 사진들을 올리며 "단언컨대 그 빨간 정장은 행운의 옷이 아니다", "왜 트럼프 얼룩이 묻은 그 끔찍한 정장을 다시 입어야 했나"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더선은 이런 상황을 "빨간 정장의 저주"라고 묘사하며 "메이 총리가 가장 선호하는 빨간 정장을 입은 채, 많은 이들이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재앙적인 선거결과를 맞닥뜨려야 했다"고 전했다.
이런 지적들을 인식한 듯 메이 총리는 9일 오후 총리직 잔류를 발표했던 기자회견에서는 보수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정장을 입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viv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