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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을 위한 책 골라드려요"…서점가 책 '큐레이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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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을 위한 책 골라드려요"…서점가 책 '큐레이션'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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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을 위한 책 골라드려요"…서점가 책 '큐레이션' 주목

중고책도 큐레이션 서비스…"아직은 초기 단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출판계와 서점가에서 독자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춰 책을 고르고 추천하는 '큐레이션'이 주목받고 있다. 외국에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IT 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골라주는 추세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소규모 서점에서 사람이 직접 골라주는 아날로그식 큐레이션이 중심이 되고 있다.

14일 개막하는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큐레이션과 관련된 프로그램들이 유독 눈에 띈다.

'독서클리닉'은 작가가 직접 독자들을 일대일로 만나 책을 골라주는 프로그램이다. 한 사람만을 위한 큐레이션 책방을 자처하는 서점인 '사적인 서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명의 작가가 참여해 작가 1명당 4명의 독자를 일대일로 만나 독서 경향, 성격과 취미, 기호, 고민하는 것 등에 관해 이야기한 뒤 책을 골라준다. 독자에게 적절한 추천을 통해 책과 독서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서울 신촌에 있는 시(詩) 전문서점인 '위트앤시니컬'의 제안으로 운영되는 '필사서점'은 큐레이션을 통해 더욱 개인적인 독서경험을 할 수 있는 자리다.

시인은 독자의 사연을 읽은 뒤 해당 독자에게 맞는 적당한 시를 고르고 선정 이유를 알려준다. 독자는 시인이 골라준 시를 읽고 필사를 하며 시를 즐길 수 있다.

특별기획전 '서점의 시대'에서는 동네서점 20곳이 각기 5종씩 책을 골라 소개한다. 참여서점들은 대부분 음악, 추리소설, 문학, 사진집, 고양이 등 특화된 영역에서 남다른 큐레이션을 통해 개성을 드러내는 서점들이다. '책의 발견'전에 참여하는 50개 출판사 역시 자신들의 색깔을 보여주는 책을 7종씩 큐레이션해 소개하고 판매한다.

새 책뿐 아니라 헌책도 큐레이션 서비스가 있다.

연세대 동아리 인액터스의 프로젝트팀인 '책 it out'(책잇아웃)은 2015년 서울 청계천 헌책방 거리의 헌책방들과 함께 손잡고 '설레어함'이라는 중고책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감성, 여유, 긴박, 성찰, 지식, 랜덤의 6가지 테마 중 하나를 고르고 별도의 요청사항을 제시하면 헌책방 주인들이 테마와 요청사항에 맞는 중고책 3권을 골라 보내주는 서비스다. 자체 사이트에서 시작한 사업은 이제 쇼핑몰에 입점할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책잇아웃'팀은 10일부터는 중고책을 자판기에서 살 수 있는 '설렘자판기' 서비스를 시작한다. '설레어함'과 비슷하게 원하는 장르를 고르면 헌책방 주인들이 장르별로 골라놓은 책이 나오는 자판기다. 로맨스, 아동, 여행, 추리소설, 기독서적, 자기계발, 지식교양, 랜덤 등 8가지 장르에서 책을 고를 수 있다. 권당 5천원에 판매되며 가진 책이 나왔을 경우 헌책방에서 직접 교환도 할 수 있다.

책잇아웃팀의 최유진씨는 "우리의 타깃 고객층은 책을 많이 읽는 독자보다는 책을 읽고 싶지만 무슨 책이 괜찮은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서점에 가도 무슨 책이 괜찮은지 모르고 남들이 책을 추천해 주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가격보다는 책 전문가인 헌책방 주인들이 개인에 맞게 맞춤 추천해 주는 시스템을 매력으로 느낀다"고 설명했다.





출판사 창비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시(詩) 큐레이션 서비스를 시작했다. 4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시 전문 앱 '시요일'에는 창비가 그동안 펴낸 시집에 소개된 3만3천여편이 실렸다. 날씨와 계절, 절기, 감정, 장소, 상황에 맞춰 작품을 보여준다. 창비는 큐레이션과 검색 기능을 위해 2년간 작품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대형 서점에서는 아직 큐레이션이 활성화되지 않은 모습이다. 온라인 서점의 큐레이션은 과거 도서구매 이력을 바탕으로 책을 추천해 주는 수준이다.

서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온라인에서는 기계적 추천으로, 오프라인에서는 보다 정겹게 일대일 추천을 받을 수 있는 식으로 큐레이션의 색깔이 다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온라인 서점들의 경우 투자비용과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아직은 미국 아마존의 초기 단계 수준이지만 조금씩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독자들의 마음에 드는 큐레이션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 서점의 승부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zitro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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