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변에 골프장?" 지자체 사업 환경단체·의회가 제동
대구 달성군 의회 예산삭감에 사업 중단 …수년 전 구미시는 포기
(대구=연합뉴스) 최수호 기자 = 대구·경북 낙동강 변에 골프장을 조성하려는 계획이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와 기초의회 반발로 무산되거나 중단됐다.
달성군은 지난 4월 구지면 오설리 낙동강 변 21만6천400㎡에 75억원을 들여 2019년 말까지 9홀 골프장을 건설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한국잼버리 대회가 열린 곳이다.
군은 골프장 페어웨이 등에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그린에 인조잔디를 깔아 환경오염을 줄인다며 '친환경'을 내세웠다.
또 기존 수상레저 건물인 '레포츠 밸리'를 증축해 클럽하우스로 사용하기로 했다. 골프장 화장실은 홍수로 물이 찰 때 둔치에서 빼낼 수 있도록 이동식으로 설치한다고 했다.
지난해 8월 타당성 조사용역을 끝낸 군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협의해 골프장이 들어설 곳을 친수 거점구역으로 지정했다.
최근에는 조달청에 '친환경 골프장 조성사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군의회가 수질 오염으로 인한 식수원 위협을 이유로 반대하고 나섰다.
군의회는 지난달 추경예산안 심의에서 문화재 매립 여부를 조사할 용역비 3억2천만원을 삭감했다.
문화재 조사용역에 제동이 걸리자 대구지방환경청 환경영향 평가 등 사업 추진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환경영향평가는 약 5주에 걸쳐 수질, 대기, 폐기물, 소음, 진동, 경관, 동·식물 등 항목을 진단한다.
달성군 관계자는 "잼버리 대회장 활용 방안을 조사한 결과 골프장 설치가 제일 합당한 것으로 나왔다는데 관련 예산삭감 등으로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고 말했다.
수년 전 낙동강 중·상류를 낀 경북 구미에서도 강변 골프장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있었다.
2011∼2013년 구미시가 낙동강 둔치에 18홀 골프장을 짓겠다고 하자 환경단체 등을 중심으로 난개발에 따른 수질 오염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시는 관련법을 검토하고 시민 여론을 수렴하다가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su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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