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이수 국회 인준 난기류…'이낙연 코스' 밟나(종합)
보고서 채택 난항→본회의 표결→국민의당 또 '캐스팅 보트'
여야. 12일 보고서 채택 재논의…국민의당, 靑 대응 주시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김동호 기자 =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심사경과보고서 채택이 9일 한 차례 불발되면서 국회 인준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본회의 인준 대상인 김 후보자는 다른 장관 후보자와는 달리 청문 보고서 채택에 이어 국회 본회의 표결이라는 2단계 관문을 넘어야 한다.
앞서 임명된 이낙연 국무총리와 같은 절차다.
이 총리는 여야 간 공방 끝에 보고서 채택이 연이어 무산되며 난항을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보고서가 채택되기는 했지만 국회 통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민의당이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 몰표를 던지면서 극적으로 임명될 수 있었다.
여야 대결구도 양상도 지난 이 총리 인준 때와 비슷하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절대 불가를 외치는 가운데 바른정당도 강력하게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여기에 '캐스팅 보트'를 쥔 국민의당 역시 같은 입장을 표하면서 야권은 외관상 공동전선을 구축한 형국이다.
일단 여야는 주말 동안 소속 청문위원들의 종합 보고를 듣는 한편 당내 의견을 최종적으로 조율해 12일 열릴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 앉겠다는 계획이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위원회는 청문회를 마친 날부터 3일 이내에 청문 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해야 한다. 주말을 제외하면 12일이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시한인 셈이다.
만약 위원회가 기간 내에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의장은 임명동의안을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
그러나 여야 간 견해차가 워낙 극심해 보고서 채택이 아예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유한국당 김도읍 의원은 이날 인사청문특위 여야 간사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야당 간사들 의견은 이 상황에서는 전체회의도 할 이유도 없고 향후 일정에 대해서는 다시 논의하자는 것"이라며 "월요일쯤 다시 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보고서 채택이 무산되더라도 본회의 표결에 들어갈 수 있는 만큼 제3당인 국민의당에 또 한 번 기대를 거는 눈치다.
국민의당(40석)과 더불어민주당(120석)을 합치면 과반을 훌쩍 넘어 인준안 통과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오전 국회를 방문, 야당 지도부를 만나 인사 절차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이상돈·김경진 청문위원을 중심으로 국민의당 내 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은 만큼 지난 이 총리 인준 때보다 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당은 12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김 후보자에 대해 보류 입장을 취하며 시간을 번 데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의 대응을 지켜보겠다는 판단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강 후보자 내정을 철회하지 않고 시간을 끈다면 강행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여야 협치 기반이 무너지는 것"이라면서 "김 후보자를 강 후보자 철회 여부와 연계할 뜻은 없지만, 결정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날 간사 협의에서는 강 후보자와 김 후보자를 연계해 처리하는 '패키지 안'도 거론된 됐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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