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인도양에서 항해 중인 대형 유조선에서 한 선원이 깨진 유리컵에 팔을 찔려 과다출혈로 숨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해경이 수사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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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해경과 선원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 시각으로 지난 6일 오전 1시 이라크 바스라에서 울산으로 향하던 유조선 일등항해사 방에서 술자리가 벌어졌다.
선장을 포함해 총 4명이 술을 마시다가 유리잔이 테이블 아래로 떨어져 깨졌고, 깨진 유리잔을 테이블에 올려놨다.
2시간여 뒤 술자리를 정리하던 중 갑자기 배가 흔들려 일등항해사인 C(33) 씨가 깨진 유리잔이 떨어지는 것을 막으려다가 유리잔을 잡고 넘어졌다.
이 사고로 C씨가 유리잔에 찔려 팔에 길이 7∼8㎝, 깊이 1㎝의 상처를 입는 등 모두 세 군데를 다쳤고 2시간여 만에 과다출혈로 숨졌다는 것이다.
당시 선장 등 선원들은 위성전화로 부산대병원, 119 해상의료서비스센터 등과 연락을 취하며 지혈과 응급조치를 하고 청해부대에 헬기 지원까지 요청했지만 결국 C씨는 숨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해운업계 일부 선원들은 안타까움과 함께 사고 경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한 선원은 "의료장비가 충분한 배에서 유리잔에 찔려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는 것이 좀처럼 납득되지 않는다"며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고가 난 유조선은 현재 오만 무스카트 항에 정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해양경비안전서는 수사관을 보내 현지 정부에 시신 인도를 요청했고 국내로 운구되는 대로 부검을 시행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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