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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 압니까"…한국당, 청문회서 'DJ정신' 거론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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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양심 압니까"…한국당, 청문회서 'DJ정신' 거론 왜?

'15개월 임기 적절한가' 질문에 김이수 "어색하기는 하다"

정춘숙, 배용주씨 보며 눈물…여야 공방에 '정회 소동'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이슬기 기자 = "행동하는 양심이란 말 압니까"(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 "김대중 대통령께서 좋아한 말씀이시죠"(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8일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장에서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은 불쑥 'DJ 정신'을 꺼내 들었다.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당시 반대 '소수의견'을 낸 김 후보자가 30년 넘게 법관 생활을 하면서 과연 얼마나 약자를 위해 '행동'했느냐를 꼬집으려는 의도였다.

또한, 한국당 측에서 '삼고초려'한 배용주 씨가 이날 참고인으로 나온 만큼 과거 김 후보자의 과오를 더 부각하려는 포석도 깔렸다.

배 씨는 5·18 민주화운동 시절 당시 군 판사였던 김 후보자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었다. 그는 이후 5·18 특별법에 따라 개시된 1998년 재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았다.

이 의원은 "후보자는 승승장구 탄탄대로 권력의 길을 좇았다. 소수자 권익을 위해 뭘 했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저는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이다. 김대중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을 마음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 견제에 나섰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하는 정당이 '김대중 정신'과 '5·18 정신'을 들고나오니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김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동하는 양심까지 동원해 김 후보자를 공격하는 상황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국당은 이날도 김 후보자가 통진당 사건에서 소수의견을 낼 당시 논거의 출처를 캐묻는데 장시간을 할애했다.

일반 국민들이 이해하기 힘든 법률 용어와 학설, 국제법률단체의 지침 등도 연신 거론되면서 난해한 법률 세미나를 연상케 했다.

율사 출신인 김도읍 의원은 김 후보자가 소수의견에서 '통진당이 우리 사회 정치적 역량을 성장하는 자원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쓴 것을 두고 수차례에 걸쳐 "본인이 직접 쓴 것이 많으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역시 법률가 출신인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은 잇따른 소수의견 논거 추궁은 '논점 일탈'이라는 투로 에둘러 김도읍 의원을 비판했다.

김 의원은 "이 청문회는 모욕주기, 망신주기로 흐르면 의미가 없다"며 "핵심 쟁점은 소수의견을 낸 분이 헌재소장의 자격이 있는지와 1년 3개월짜리 임기 문제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백승주 의원도 전날에 이어 '15개월 임기'의 부적절성을 강조하면서 김 후보자를 향해 "부적절하죠, 합리적이지 않죠"라며 유도질문을 던지느라 노력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15개월 임기가) 어색하다라는 생각은 한다"면서도 "후보직을 수락한 게 불합리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참고인 석에 앉은 배용주 씨를 바라보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정 의원은 배씨를 언급하며 "그간 겪었을 고통에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하다가 울컥하며 5초간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국가폭력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에서 개인의 결단만을 강요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작년 해외출장 당시 부인과 동행한 데 대한 따끔한 지적도 나왔다.

바른정당 오신환 의원은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5일 배우자를 동행해 해외 출장을 갔다가 15일에 귀국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을 앞두고 배우자를 동행해야 했나"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정당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배우자는 본인이 부담을 했다"며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 시작과 함께 여야 의원들 간 의사진행발언 공방이 이어지면서 본 질의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1시간가량 정회되는 소동이 일었다.

한국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가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데다 앞서 신청한 증인과 참고인들이 무더기로 출석하지 않자 정회를 요구했다.

goriou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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