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선고' 5·18 운전사 "김이수 사과 받아들여, 화해로 가야"
인사청문회 출석…김이수 "선하신 분, 진작 가서 사과했어야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고상민 이슬기 기자 = 37년 전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5·18 버스 운전사' 배용주 씨는 8일 "세월이 많이 흘렀고, 모든 것이 좋은 쪽으로, 화해 쪽으로 가면 좋겠다"고 밝혔다.
배 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앞으로 그런 일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 후보자 사과를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답했다.
배 씨는 또 '김 후보자를 기억하느냐'는 질문에 "기억이 전혀 없다. 쳐다보지도 못한다"며 "2012년 헌법재판관 청문회 때 몰랐다. 이번에 청문회 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형 구형이 되니 국선 변론인이 몇 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사형판결이 났다"며 "뚜렷이 누가 나를 감싸주고, 그런 모습을 느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배 씨는 수감 생활과 관련해 "취침시간 이후에 불러내 육하원칙에 의해서 쓰라고 한다. 쓰는 도중에 무릎을 꿇어놓고 군홧발로 폭행했다"고 설명했다.
배 씨는 이어 "며칠이 멀다 하고 (폭행을 당했다). (고문을 당한 곳이) 상무대였다"며 "사형을 받으니까 교도소로 이감됐다"고 말했다.
배 씨는 '5·18 민주화운동을 진압한 발포 책임자가 누구냐. 전두환 전 대통령이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군인이었다. (책임자로) 올라가면 그렇게 이야기한다"며 "발포 명령이 없이는 하부에서 국민에게 총을 겨눌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얼굴을 뵀더니 선하신 분이다. 저도 깜짝 놀랐다"며 "이십몇 살 젊은 나이였는데 지금 70세가 넘은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진작 가서 사과했어야 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김 후보자는 5·18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시민군을 태운 버스를 몰고 경찰 저지선으로 돌진해 경찰 4명을 숨지게 한 혐의로 배 씨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후 5·18 특별법에 따라 개시된 1998년 재심사건에서 '헌정 질서를 수호하려는 행위로서 정당행위'로 인정된다'며 배 씨에게 무죄 확정판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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