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별 개인 취향까지 배려, 식자재 공급에도 총력
(서울=연합뉴스) 김민수 기자 = 서울의 대형병원들이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이들에게 익숙한 환자식을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외국인 환자들의 반응도 좋다는 게 병원들의 설명이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주요 대학병원들은 최근 외국인 환자들을 위한 식단 개발에 신경을 바짝 쓰고 있다. 환자별 개인 취향까지 배려하는 병원도 있다.
이런 가운데 강동경희대병원은 9일 오후 '러시아 국제환자를 위한 환자식 서비스 전시회'를 연다, 그간 개발한 메뉴들을 러시아 환자 유치 협력업체에 소개하는 자리다.
러시아인들 사이에서 한국이 '의료관광지'로 인기를 끌자 적극적인 유치전에 나선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 환자들이 의료관광을 목적으로 많이 방문한 나라는 독일, 이스라엘에 이어 한국이 3번째였다. 2015년에 연간 약 2만명의 러시아 환자가 의료관광 목적으로 우리나라를 찾았다.
강동경희대병원은 러시아인 환자들을 위해 국제환자 유동식·국제환자 위절제후식·국제환자식 A(고급식)·국제환자식 B(일반식)·국제환자 VIP 식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술 후 환자의 소화기능과 영양을 고려한 '국제환자 수술 후 회복식', 혈당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되는 '국제환자 당뇨식', 한식을 요청하는 환자를 위한 '국제환자용 한식'까지 개발했다.
강동경희대병원 관계자는 "병동에 있는 러시아어로 번역된 메뉴판을 이용해 식단 구성과 가격까지 볼 수 있어 '메뉴 선택이 편리하다'는 반응이 많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은 더 많은 문화권 환자들의 입맛에 맞는 식단을 공급하고 있다. 서양식, 러시아식, 아랍식, 태국식, 몽골식 등 크게 5종류이며, 영양사가 방문해 사전 기호도 조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슬람교도가 일출에서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해야 하는 라마단 기간에는 신청자를 대상으로 해 지기 전에 먹는 저녁 식사의 양을 1.5∼2배로 제공하고, 저녁 특별메뉴로 대추야자를 포함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특히 아랍인들은 종교적인 이유로 제한해야 하는 음식이 많다"며 "입원 후 굳이 외부에서 음식을 사 오지 않더라도 이슬람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환자가 많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서양식'과 '할랄식'으로 구분해 외국인 환자의 입맛을 맞추고 있다. 특히 할랄식의 경우 수프 14종·애피타이저 6종·메인요리 36종·샐러드 18종·라이스 8종 등 끼니마다 다양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서울대병원은 영양사가 정기적으로 외국 요리 음식점을 방문해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찾고, 요리 강습을 통해 음식의 맛과 영양을 동시에 살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할랄용으로 도축된 육류를 비롯해 국내에서는 잘 유통하지 않는 쌀·향신료 등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그래도 다양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 환자들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이므로 새로운 메뉴를 개발해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세브란스병원·서울성모병원도 각자 나름의 메뉴를 개발하고, 외국인 환자의 식단 만족도를 자체 평가해 메뉴 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모든 종류의 식단을 당뇨·저염·투석 등 환자의 질환과 영양 상태에 근거한 치료식으로 제공하고 있다"며 "앞으로 장기 입원하는 외국인 환자를 배려한 다양한 메뉴 개발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km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