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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걸프왕정에 난타당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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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걸프왕정에 난타당하는 이유

과감한 통치자 비판·다른 시각 탓 오랜 '눈엣가시'

패권경쟁 틈에서 독자노선 고집하는 카타르의 '소프트파워'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카타르와 외교 관계를 단절한 중동 국가들이 일제히 뉴스 채널 '알자지라' 옥죄기에 나섰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가 카타르에 전달한 국교 정상화를 위한 10대 요구안 가운데 알자지라를 축소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걸프 왕정들이 언론사 하나를 둘러싸고 몰매를 퍼붓는 이유는 무엇일까.

7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은 알자지라가 지난 수년 동안 이웃 걸프 국가와 이집트의 눈엣가시였다고 보도했다.

1996년 카타르 왕실의 지원으로 개국한 알자지라는 2006년부터 영어 방송을 시작, 현재 100여개국 20개 채널에서 아랍어, 영어, 스와힐리어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방송은 기존 아랍권 미디어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파격을 선보이며 수천만 명의 시청자를 불러 모았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 관계자를 인터뷰하거나 보수적인 걸프 국가의 통치권자를 비판하는 보도를 서슴지 않는다.

9·11 테러 이후에는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나 오사마 빈 라덴을 독점 취재하는 등 세계적인 특종으로 이름을 날렸다.

주변 걸프 국가들은 이 같은 보도 방식을 부담스럽게 여긴다.

특히 알자지라 아랍어 방송이 2011년 아랍의 봄에 힘을 싣는 논조로 보도하면서 이집트와의 갈등이 커졌다.

이집트 군부가 무슬림형제단 출신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을 축출한 2013년부터는 이집트에서 알자지라 방송이 금지됐으며, 일부 소속 기자가 옥살이를 했다. 카타르는 아랍의 봄 이후 무슬림형제단을 지원한 바 있다.

카타르 정부는 알자지라의 보도에 절대 간섭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사우디, 이란의 아랍 패권경쟁을 틈타 주체적인 국가로서 도전장을 내미는 카타르의 야심이 반영됐다는 것도 이웃 국가들로서는 부담이다.

또한 알자지라는 사우디아라비아 매체나 경쟁 매체인 알-아라비야처럼 이슬람국가(IS)를 경멸적인 의미가 담긴 '다에시'(IS의 아랍어 표현)라고 부르는 대신, '국가 기관(the state organization)'이라는 표현을 쓴다. 이는 IS가 자신을 지칭하는 말과 크게 다르지 않다.

2015년에는 IS를 필두로 한 수니파 반군이 이라크 모술을 점령하자 '수니파 혁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아랍권 방송 해설자 술탄 수우드 알-카세미는 "카타르의 이웃 걸프 국가들은 중재에 임하기에 앞서 알자지라 방송이 이번 기회에 완전히 문을 닫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하에서 활동하는 BBC 아랍어 방송 기자 페라스 킬라니도 "알자지라가 문을 닫지는 않더라도 편집 방향은 바꿔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언론 인권 단체 국경없는기자회는 사우디의 사무소 폐쇄, 요르단의 인가취소 등 걸프 국가들이 언론 매체 알자지라를 공격하는 것을 "정치적 결정"이라며 비판 성명을 냈다.

gogog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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