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전력망 무력화 '탄소섬유탄' 개발 1년 앞당겨
"유사시 북한군 전쟁지휘시설 일시에 마비" 효과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군 당국이 인명을 살상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전력망을 일시에 마비시켜 전쟁수행 능력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효과를 지닌 탄소섬유탄을 1년 앞당겨 개발하기로 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8일 "오는 2019년부터 착수하기로 했던 탄소섬유탄 개발을 2018년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1년 앞당겼다"면서 "내년도 국방예산 요구안에 관련 예산을 반영했다"고 밝혔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관으로 개발하는 탄소섬유탄은 전도가 높은 니켈과 탄소섬유를 결합해 만든 자탄(子彈)으로 상대방의 전력망을 파괴하는 일명 '정전폭탄(Blackout Bomb)'으로 불린다.
항공기에서 투하되는 폭탄이나 함정에서 발사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탄소섬유 자탄을 집어넣어 유도장치에 의해 공중에서 폭발시키면 니켈이 함유된 탄소섬유가 무수히 방출돼 송전선에 걸리게 되며 이때 단락 현상이 일어나 정전이 되는 원리다.
탄소섬유가 달라붙어 전력망에 갑자기 과부하가 걸리면서 각종 전기·전자 장비가 고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코소보전쟁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이 유고슬라비아 전력공급 시스템을 파괴하려고 이런 종류의 폭탄을 사용, 유고슬라비아 전역에 공급되는 전력의 70%를 차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에 노출되는 고압 송전망은 탄소섬유탄의 공격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므로 지하에 전력 케이블을 매설하기 힘든 산악지형의 송전망을 공격할 때 효과적이다.
전역에 7천~8천여 개의 지하 군사기지를 구축해 놓고 있는 북한의 경우 유사시 대형 발전소 상공에서 이 폭탄을 터트리면 전력공급 차단으로 상당수의 지하요새가 무력화될 것으로 군은 분석하고 있다.
한반도 전쟁 발발 시 북한 전쟁지휘부를 조기에 무력화시키는 대량응징보복(KMPR) 계획을 구현하는 목적으로 개발되는 전략무기이다.
또 군은 2019년 이후 확보키로 한 조종사보호의(衣) 세트-Ⅱ, 한국형 구축함(KDX-Ⅱ) 음파탐지기 성능개량, 패트리엇(PAC-3) 유도탄 도입 2차 사업 등도 내년 국방예산 요구안에 반영했다.
내년 구매가 추진되는 조종사보호의는 화생방전에 대비한 장구류이고, 구축함 음파탐지기는 미군 수준으로 개량된다. PAC-3 유도탄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요격을 위해 수십 발이 도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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