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감독은 언제쯤…그룹 '하명'만 기다리는 한화
이상군 대행 승격과 선동열·조범현·정민철·박찬호 등 하마평만 무성
구단 "신중하게 모든 가능성 검토" 입장만 되풀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화 이글스가 이상군(55) 감독대행 체제로 13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5승 8패(0.385)로 다소 부진하지만, 무난한 경기 운영으로 팀은 빠르게 안정을 찾고 있다.
하지만 '대행 체제'의 불안감을 모두 떨쳐내긴 어렵다.
"누가, 언제 차기 감독으로 선임되는가"라는 질문은 경기 전 한화 더그아웃에서도 나온다. 대행체제가 길어지면 신임 감독에 대한 소문만 무성해지고, 팀은 또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한화 구단이 '차기 사령탑'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내놓는 '공식 답변'은 "신중하게 모든 가능성을 열고 검토 중"이다.
사실 구단이 더 자세한 설명을 할 상황도 아니다. 감독 선임은 '보안'이 가장 중요하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 대부분이 감독에 선임되지 못하는 일은 한국프로야구에서 흔한 일이다.
한화 차기 감독을 둘러싸고도 "지금 이름이 나오면 결국 탈락"이란 뼈있는 농담이 나오는 이유다.
모기업의 지원을 받는 KBO리그 구단은 '구단이 후보를 추천하고, 그룹이 재가하는 형태'로 감독을 선임한다.
그러나 한화는 그룹의 의지가 더 크게 작용하는 편이다.
2013년부터 팀을 이끈 김응용 전 감독, 2015년 부임한 김성근 전 감독 모두 구단이 아닌 그룹의 선택이었다. 당시 한화 구단은 다른 인사를 추천했다. 하지만 그룹의 뜻은 달랐다.
김성근 감독이 물러난 뒤 차기 사령탑 선임 초기 과정에서 비슷한 분위기가 풍긴다.
구단 내부에서 후보자로 거론하지 않은 '거물급 인사'를 그룹에서 '차기 감독의 예'로 꼽았다는 소문이 돈다.
한화는 김인식-한대화-김응용-김성근 등 화려한 이력을 지닌 지도자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김인식 전 감독 시절에는 한국시리즈(2006년)에도 진출했으나 2007년을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지금은 KBO리그에서 가장 오랜 암흑기를 보내는 팀이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3김 지도자' 김인식, 김응용, 김성근 감독의 '마지막 팀'이란 좋지 않은 이미지도 생겼다.
"그래도 이름값이 있는 감독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거물급 인사 영입은 팀에 부담만 안긴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선다.
일단 '외부영입' 가능성이 조금 커 보이는 상황이다.
선동열 전 KIA 감독, 조범현 전 kt 감독 등 우승을 경험한 지도자와 한화 프랜차이즈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송진우 전 대표팀 투수코치, 여기에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한국 최초의 메이저리거'이자 한화에서 선수 생활을 마감한 박찬호까지 구단과 그룹 안팎에서 '감독 후보'로 거론됐다.
변수는 이상군 감독대행이다. 감독대행 체제가 크게 흔들리지 않으면서 한화는 감독 선임을 위한 시간을 벌었다. 이 감독대행도 '승격'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대행체제가 길어지면 '2017시즌을 타 구단에서 치르는 지도자'도 감독 후보에 포함할 수 있다.
한화 구단이 감독대행 체제로 올 시즌 막판까지 팀을 끌고 가면, 타 구단 코치들까지 술렁인다.
현재 구단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그룹이 고개를 끄덕일만한 인사를 추천하지 못하면, 대행체제는 더 길어질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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