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대함 순항미사일 수발 동해로 발사…文정부 들어 5번째(종합2보)
"최고고도 2㎞, 약 200㎞ 비행"…4월 열병식 공개 미사일 추정
'美항모 타격능력 과시, 북미·남북관계 주도권 확보' 다목적 도발 분석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이영재 기자 = 북한이 8일 아침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수발 동해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은 오늘 아침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수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비행거리는 약 200km이며 추가 정보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오전 6시 18분께부터 수분 동안 북한이 잇달아 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포착했다.
합참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포착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이날 쏜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
북한 미사일의 최고고도는 약 2㎞로 분석됐다. 순항미사일은 레이더망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낮은 고도로 비행하는 특성이 있다.
탄도미사일과는 달리 로켓이 아닌 제트엔진을 쓰기 때문에 비행 속도도 마하 0.8∼0.9 정도로 느리다. 대신, 방향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레이더망을 회피하는 경로로 비행할 수 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단거리 지대함 순항미사일은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기념 대규모 열병식에서 공개한 지대함 미사일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미사일은 발사관 4개를 갖춘 궤도차량형 이동식발사대에 탑재돼 열병식에 등장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달 29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스커드 계열 탄도미사일을 쏜 지 10일 만이다.
당시 북한은 미사일 발사 다음 날 공식 매체를 통해 '정밀 조종유도체계를 도입한 탄도로켓'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선전했다.
이 미사일은 스커드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늘린 스커드-ER급 미사일에 각종 보조장치를 달아 정밀도를 높인 지대함 탄도미사일(ASBM)로 분석됐다.
북한이 ASBM 시험발사에 이어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쏜 것은 한반도에 접근하는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을 비롯한 해군 함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원거리에서 움직이는 한미 해군 함정을 파괴하기 위해 사거리가 길고 정밀도가 높은 지대함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이번을 포함해 5차례에 달한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달 14일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시험발사한 데 이어 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형(5월 21일), 지대공 유도미사일 KN-06(5월 27일), 스커드 개량형 ASBM(5월 29일) 등을 잇따라 발사했다.
다양한 사거리와 용도의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무력을 과시한 것이다. 북한은 한미 군에 대한 공격 능력을 극대화하고자 미사일의 '다종화'를 추구하고 있다.
북한이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하는 것은 핵·미사일을 포함한 무력 강화로 체제 유지를 추구하는 노선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 관해 "여러 종류의 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고 미 항모전단의 연합해상훈련과 관련해 대(對)함정 정밀타격 능력을 보여주기 위한 무력시위 또는 미북관계, 남북관계의 주도권 확보를 위한 의도 등으로 평가한다"고 분석했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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