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실 아줌마!' 호칭마저 차별받는 학교 비정규직
경기 교육공무직노조 "○○씨·여사님 제각각…호칭 통일해 달라"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교직원들이 급식실에서 근무하는 조리실무사분들을 '아줌마'라고 부르니까 학생들까지도 '아줌마'라고 불러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조합원들의 상담전화와 민원이 끊이질 않습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경기지부(이하 경기 교육공무직노조)는 7일 보도자료를 내고 "계약직 근로자인 교육공무직원들이 호칭으로도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성지현 경기 교육공무직노조 사무국장은 "지난달 26일 조합원교육 장소에서 한 초등학교 수석교사가 '급식실 아줌마를 왜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하느냐'고 따져 묻는 일도 있었다"며 "계약직에 대한 교원의 차별적 시선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일례"라고 지적했다.
교육공무직원은 교원을 대체하는 직종(기간제 교사 등)을 제외한 계약직 근로자로 조리실무사, 교무행정실무사 등이 대표적이다. 직종이 60여종에 달하며 경기도에만 약 3만5천명의 교육공무직원이 있다.
경기 교육공무직노조에 따르면 최근 100여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현재 어떤 호칭으로 불리고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통일된 호칭이 없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특히 학교 교무실에 근무하는 교무행정실무사에 대한 호칭은 부르는 대상에 따라 다양했다. 교장은 '실무사', 교무부장은 '○○씨', 교사는 '여사님' 등으로 호칭하는 식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 계약직 근로자들의 차별적 처우를 바로 잡겠다며 2012년 '교육공무직원(당시 학교회계직원)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계획'을 만들고 교육공무직원의 호칭을 '선생님 또는 직종명'으로 한다는 지침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 이후 교육공무직원 호칭에 대한 꾸준한 홍보나 지도가 뒤따르지 않아 학교에선 여전히 이들을 '마음대로' 부르는 문화가 만연한 상태다.
심지어 일부 교원 사이에선 계약직 근로자들을 '선생님'이란 호칭으로 부르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도 팽배해, 직종명을 임의로 줄여 부르기도 한다고 노조 측은 설명했다.
성 사무국장은 "학교에선 아이들에게 '직업에 귀천이 없다'며 직업교육을 강화하지만 정작 학교 내 계약직 근로자들을 호칭으로 차별하며 귀천을 두고 있다"고 꼬집었다.
노조 측은 "충북교육청은 정규직과 차별하지 않기 위해 계약직 근로자들을 '선생님이나 주무관'으로 부르도록 한다. 경찰서와 소방서도 비정규직과 정규직 구분 없는 동등한 호칭을 사용한다"며 "경기도교육청도 '선생님' 등으로 호칭을 통일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교육공무직원의 호칭 문제를 노조와 논의해 해결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young8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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