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외교장관 적임" 野 "1급도 안돼"…강경화 공방(종합)
강 후보자 "진심으로 심심한 사과 드린다"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설승은 기자 = 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강 후보자의 장관직 수행 적격 여부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강 후보자의 글로벌 역량을 소개하고 새 정부 장관으로서 기대되는 바를 언급하는 데 시간을 할애했지만, 야당 의원들은 그간 불거진 각종 신상 의혹을 추궁하거나 대답하기 까다로운 정책 질의로 각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박병석 의원은 강 후보자에게 "정통 관료가 아닌 최초의 여성 장관으로서 외교부 순혈주의, 폐쇄주의, 계파주의를 타파할 수 있는 적임자로 기대하고 있다"며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함으로써 의혹을 풀어달라고 당부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설훈 의원도 "강 후보자가 여성으로서 남성보다 훨씬 어렵게 이 자리까지 올라왔을 것"이라며 "청문회를 잘 통과하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강 후보자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햇볕 정책이 필요하다"는 설 의원의 의견에 "상황 인식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하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은 "강 후보자를 외교부 첫 여성 장관으로 발탁한 것은 국제무대에서 인정받은 자질과 능력 덕분"이라며 "외교부에서도 좋은 여성 자원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정하게 살펴달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강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둘러싸고 제기된 각종 우려에 관해 스스로 충분히 해명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문희상 의원은 "일각에서 강 후보자가 해외 근무로 국내 사정에 어두운 점, 4대 강국과의 외교에서 실무 경험이 부족하고 정통 외교관이 아닌 점 등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이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옆에서 보좌했고, 유엔에서 어려운 외교전을 벌인 경험이 있다"며 "장관이 되면 과거 유엔에서 얻은 인맥이나 역량, 시민사회와의 교분을 충분히 활용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은 '5·24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드 배치를 중단해야 하는가' 등 민감한 질문을 쏟아내며 강 후보자의 진땀을 뺐다.
같은 당 윤영석 의원은 "미국에서는 탈세가 드러난 공직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사례가 없다"며 "본인의 재산 상황을 잘 몰랐다는 변명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한, 같은 당 이주영 의원은 "1984년 학위를 받은 강 후보자의 박사학위 논문 가운데 35단어가 1976년 발표된 다른 논문과 일치하는데, 인용 표시를 하지 않아 표절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최경환 의원은 강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 "솔직히 이 정도 의혹이면 국장에서 1급으로 올라가는 고위공무원 검증도 통과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같은당 서청원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 인사 배제 원칙 5가지 중 최소 3가지 이상을 위반했다"며 "강 후보자가 뭔가 다른 생각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고 질타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해 "장녀에 대한 해운대 콘도 증여는 외교부 해명과 달리 증여세 부과 대상"이라며 "강 후보자의 국외소득이 비과세로 건강보험 대상이 아니라는 외교부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또 강 후보자가 위장전입한 서울 중구 정동 정동아파트 502호가 이화여고 진학을 원하는 학생을 위한 '위장전입 허브'로 사실상 활용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강 후보자는 위장전입, 세금 체납에 관해서는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부동산 투기, 논문 표절은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녀의 위장전입과 관련해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공직자로서 판단이 매우 부족했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바짝 엎드렸다.
다만, 강 후보자는 박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관해 "따옴표를 넣지 않은 기술적 실수였다"며 "6단어 이상을 표시 없이 인용하면 표절이라는 기준은 논문 발표 당시 없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탈세 의혹에 관해서는 "외국에서 오래 일했고, 남편과 재산을 별도로 관리해 서로의 재산 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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