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존에 공 하나씩 더…공도 보고 적극적 타격도 해야"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NC 다이노스 김준완(26)이 타석에 들어서면 묘한 기대감이 감돈다.
'이번에는 투수 공을 몇 개나 늘려줄까'라는 기대감이다.
김준완은 화려한 장타나 압도적인 타율로 눈길을 사로잡지는 않더라도, '눈 야구'라는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이 있다.
삼진이나 범타로 물러나더라도 타석에서 많은 공을 골라내며 상대 투수의 진을 빼놓는 것이 특기다.
지난해 122경기를 뛰면서 타율 0.261을 기록한 김준완은 볼넷(66개)이 삼진(62개)보다 많았다.
그런데 올해는 시즌 시작과 함께 김준완에게 일종의 악재가 터졌다.
스트라이크존 변경이다. '타고투저' 해법으로 심판진은 2017시즌 더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을 적용했다.
지난 4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준완은 "저만의 존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당혹스러웠다"며 "몇 번 경기에 나가보니 확실히 넓어졌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넓어진 스트라이크존에 마음이 급해지기도 했다.
그는 "2스트라이크가 되기 전에 쳐야 한다는 생각에 급했다. 2스트라이크 이후 내가 볼이라고 생각했던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면 낭패이기 때문"이라고 돌아봤다.
이 당혹감은 오래 가지 않았다. 김준완은 올 시즌 42경기에서 삼진(15개)을 볼넷(11개)보다 많이 기록하기는 했지만, 차차 적응해가고 있다.
김준완은 "원래 그렸던 저의 존에서 공 하나씩을 더 그려 넣고, 거기에 맞춰서 연습 배팅한 대로 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존에 적응한 이유는 명확하다.
김준완은 "그렇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으니까요"라고 답했다.
김준완은 더 근본적인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선구안을 극대화하면서도, 눈 야구라는 틀에 갇히지는 않도록 하는 것이다.
김준완의 선구안은 체화된 능력이다.
그는 "워낙 고등학교(장충고) 시절부터 '볼이다' 싶으면 몸이 멈췄다"고 말했다.
자신도 이런 장점을 잘 알고 있기에 초구에 공을 잘못 건드렸다가 아웃되기라도 하면 "나는 오래 보는 타자인데 쉽게 죽었구나"라는 자책에 휩싸이게 된다.
특히 작년에는 "나는 무조건 투구 수를 늘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어느 날 보니 제가 제 틀에 갇혀있더라. 나중에는 투구 수 압박 때문에 공을 못 치겠더라"라며 "그러면서 타격 타이밍도 안 맞고 소극적이게 됐다"고 털어놨다.
또 "막상 공을 많이 보면 볼카운트에서 제가 더 불리해지게 되는 단점도 있다"며 '무조건 공을 치지 말자는 생각을 하면 안 되겠다'는 자가진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김준완은 자신이 선구안도 잘 발휘하면서 타격도 좋았던 시기를 돌아봤다. 당시 영상을 보며 깨달은 점이 있었다.
그는 "작년에 좋았을 때를 보면 선구안도 좋았지만, 적극적인 모습도 있더라. 사실 제가 공을 안 보고 있으면 저도 답답하다. 그러나 쳐야 할 때는 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조건 늘려야지'라는 결론을 내리고 타석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점을 스스로 경계하기로 했다.
김준완은 외야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특유의 호수비로도 수차례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준완은 "언제든지 준비하고 있는데 올해는 저에게 공이 안 온다"고 웃었다.
그는 올해 선발보다는 교체 출전하는 날이 더 많지만, 마음가짐은 언제나 준비돼 있다.
김준완은 "언제 나갈지 모르지 항상 준비하고 있다. 나의 플레이로 팀이 이기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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