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앞둔 英총선무대 핫이슈는 '메이 안보능력'
노동당 소속 런던시장 "보수당 승리는 경찰 추가 감원 뜻한다"
메이 "코빈, 총리직 최소 요건조차 충족 못한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런던 브리지 테러 여파로 테리사 메이 총리의 안보 능력이 조기총선을 이틀 앞둔 6일(현지시간)까지 선거무대를 계속 지배하고 있다.
런던경찰청이 전날 저녁 테러범 신원을 공개하면서 쿠람 버트(27)가 대테러당국의 수사를 받은 이력이 있던 인물이라고 발표한 데다 버트가 지난해 이슬람 극단주의자를 다룬 TV 다큐멘터리에 등장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안보이슈가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노동당 소속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이날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보수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런던경찰청은 보수당 집권이 시작된 2010년부터 지금까지 요구받은 6억파운드(약 8천400억원) 이외 추가로 4억파운드를 더 줄여야해 경찰 1만2천800명이 더 줄어들 위험이 있다고 공격했다.
칸 시장은 "경찰인력 축소는 우리가 더 위험해진다는 뜻"이라고 공세를 폈다.
이에 전임 런던시장인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은 BBC에 "런던 경찰수는 여전히 높고, 대테러 예산은 30% 증액됐다"고 반박했다.
존슨 장관은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가 30년에 걸친 자신의 대테러 입법 거부를 명예훈장처럼 여겨온 점에 비춰보면 노동당은 보수당의 치안과 대테러 정책을 공격할 자격이 없다고 받아쳤다.
메이 총리도 전날 저녁 런던의 싱크탱크에서 가진 연설에서 자신이 내무장관으로서 제출한 "모든 대테러 법안"을 코빈은 거부했고 지난 3일 밤 헤아릴 수 없는 생명을 구한 경찰의 '사살권한'을 지지하지 않았다고 코빈의 의회 투표 이력을 끄집어냈다
메이는 "이는 총리직에 필요한 최소요건, 나라를 안전하게 지키는 것조차 충족하지 못한다"면서 "그 직(총리직)에 관해 배울 시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노동당은 메이 총리가 내무장관으로 재임한 2010~2016년에 경찰인력 1만9천명(13%)이 줄어든 사실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코빈 대표는 전날 ITV 인터뷰에서 "내무장관으로 있으면서 경찰인력 감원을 주재했으면서 지금은 '우리에게 문제가 있다'고 말하고 있는 그(메이)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메이 총리가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절대 경찰 수를 줄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협상을 앞두고 지난 4월 18일 강력한 협상권을 쥐고자 조기총선을 전격 요청했다.
당시 20%포인트 안팎에 달하던 보수당과 노동당 지지율 격차는 현재 1~12%포인트로 좁혀들어 보수당의 과반유지가 불확실한 상황에 몰렸다.
보수당의 노인 요양 서비스인 '사회적 돌봄' 서비스 수급기준을 강화한 공약이보수당 지지율 하락을 촉발했다. 반면 비슷한 시기 노동당은 대학등록금 폐지와 국민보건서비스(NHS·건강보험)·교육예산 확대 등을 발표하면서 지지율 상승세에 시동을 걸었다.
이같은 지지율 격차 축소 추세는 최근 두 차례 테러 와중에도 계속됐다.
지난달 22명이 목숨을 잃은 맨체스터 공연장 테러에 이어 지난 3일 런던 브리지 테러로 7명이 사망하는 테러가 또다시 발생해 정부와 메이 총리의 대테러 대응 능력에 대한 의문이 커지는 양상이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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