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교통硏 "보차혼용도로에 보행자 우선권 부여해야"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폭이 9m 미만이고 보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보차혼용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인해 하루에 2명 꼴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2013∼2015년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폭이 9m 미만인 도로에서 보행 중 사망자는 한 해 평균 970명이 발생했고 이 중 81.5%인 791명이 보차혼용도로에서 숨졌다.
하루에 2명이 보차혼용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셈이다.
폭이 9m인 도로는 왕복 2차로(폭 7m)보다 다소 넓은 도로다. 보차혼용도로는 중앙선만 있을 뿐 보도가 따로 없어 보행자는 길 양가로 통행하는 도로다.
보차혼용도로 사망자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자가 53.1%를 차지했다. 특히 고령 사망자의 5명 중 4명(81.2%)이 70세 이상이었다.
이들은 보행속도가 느리거나 사고위험 대처능력이 떨어져 교통사고 취약계층에 해당한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삼성화재[000810]의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보행 교통사고 영상 2천 건을 분석해보니 '운전자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전체 사고의 72.2%, '불법 주정차 통행방해 사고'는 56.7%에 달했다.
운전자 부주의와 불법 주정차 통행방해가 동시에 있었던 사고가 41.2%나 됐다.
시민 59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88.6%가 보행자 우선도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보행자 우선도로는 차량의 제한속도를 두고, 차량과 보행자 간 사고가 발생하면 전적으로 차량에 과실이 있는 도로를 일컫는다. 우리나라에는 없지만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선진국에서는 운영하는 제도다.
시민들은 또한 보차혼용도로에서의 적정한 제한속도가 30㎞/h(54.6%) 혹은 20㎞/h(20.5%)라고 답했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가 실제 보차혼용도로 12곳을 조사한 결과 차량 평균속도는 19㎞/h, 최고속도는 35㎞/h였다. 차량 속도가 20㎞/h 미만일 때는 사망률이 극히 낮으나 20㎞/h를 초과하면 사망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보차혼용도로는 보행자 안전을 위해 사람중심의 도로시설 개선, 보행자 통행우선권 확보, 제한속도 하향 등 관련 법적 근거를 수립하고 운영지침을 국제기준에 맞춰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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