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가뭄도 비상…'여의도 18배' 농경지 메말랐다
안전처, 가뭄대책비 124억원 추가 지원…정부, 후속 대책 마련
(세종=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으로 재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충남·경기·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가뭄 피해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3일 현재 경기·충남·전남의 논 물마름, 밭작물 시듦 등 가뭄 피해 발생면적은 5천450ha로 집계됐다.
여의도 면적(290㏊)의 18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 가운데 3천ha가량에 대해서는 관정 등 긴급 용수원을 개발하는 방식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피해 면적은 계속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재 기상 상황을 보면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이 166.5㎜로 평년(313.4㎜)의 절반 수준을 겨우 넘기는 수준인 데다, 8월까지 강수량이 평년보다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피해 면적은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가뭄 피해 지역을 중심으로 농업용수 부족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
전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4%로 평년(68%)의 79%로 낮은 상황이다.
특히 저수율이 평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심각' 단계인 지역도 평택·안성·화서·서산·홍성·예산·광양 등 7곳으로 늘었다.
저수율은 평년의 70~61% 수준이면 '주의', 60~51% 수준이면 '경계', 평년의 50% 이하인 경우 '심각' 단계로 분류한다.
모내기 진행 상황은 전국이 평균 75.3%로 정상 진행 중이지만, 비가 계속 오지 않으면 모내기가 정상적으로 끝나더라도 싹이 자리를 잡지 못해 생육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는 전국 다목적댐(20개)의 저수율은 예년과 거의 비슷한(104%) 수준이나, 가뭄이 심한 충남 일부에서는 생활·공업용수 공급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보령댐 경우 저수율이 9.9%에 그치고 있어 도수로를 가동해 금강에서 보령댐으로 물을 보내는 동시에 인근 댐에서 물을 끌어와 충남 지역 8개 시·군에 생활용수 등을 대체공급하고 있다.
가뭄피해가 갈수록 확산하자 이미 70억 규모의 특별교부세를 배정한 국민안전처는 이날 인천·세종·경기 등 10개 시·도에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124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각 지자체에서는 배정된 가뭄대책비를 활용해 관정 개발, 간이양수장 및 송수호스 설치 등 긴급 용수원 개발을 긴급히 실시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농식품부도 경기·강원·충북·충남·전남 5개 도에 가뭄대책비(116억원), 저수지준설 사업비(50억원) 등 총 166억원을 지원한 상태다.
정부는 이날 오후 4시 안전처 재난관리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추진 실태 및 대책점검 회의를 여는 데 이어 농식품부 장관 주재로 시·도 부단체장 영상회의를 열어 가뭄 상황을 점검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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