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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거리에 불려나온 가로수 같은 처지"

피우진 보훈처장과 나란히 산문집 새로 출간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나는 내 처지가 거리에 불려 나온 가로수 같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빨리 거리에서의 역할을 마무리하고 숲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꿈에서도 산으로 돌아가다가 길을 잃고 망연자실한 채 있다가 깰 때가 있습니다."

새 정부 첫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시인 도종환(63)의 말이다. 시인은 이달 1일 출간된 산문집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알에이치코리아) 개정판 서문에서 세상사 한가운데로 들어가 고투하는 제 모습을 가로수에 빗댔다.

"나는 지금 오탁악세(五濁惡世)의 한복판에 있습니다"라고도 썼다. 다섯 가지 더러움이 가득 찬 세상 속에서 버티고 일하는 동력은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이 말한 인생의 세 가지 덕목, "사랑에 대한 열정, 지식에 대한 탐구, 고통에 대한 연민"이다.

"나의 노력으로 세상이 얼마나 달라질지 알 수 없습니다. 일을 통해서 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글을 써서 사람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영향을 주는 일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 말도 맞는 말입니다. 그래서 이 일을 하면서도 글을 씁니다."

'너 없이 어찌 내게 향기 있으랴'는 월간 좋은생각에 연재한 '도종환의 산방일기'를 엮은 책이다. 산방에서 자연과 함께하며 느낀 생각을 70여 편의 산문에 담았다. 시인이 제19대 국회의원으로 정치판에 발을 들인 2012년 처음 나왔다가 이번에 새 옷을 입었다.





피우진(61) 국가보훈처장도 최근 에세이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삼인) 개정판을 냈다. 1978년 소위로 임관하고 27년 동안 군내 성차별에 맞서 싸운 경험을 기록했다. 책은 유방절제수술을 받고 강제로 군복을 벗은 이후 전역심사위원회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던 2006년 처음 나왔다. 피 처장은 행정소송을 벌인 끝에 2008년 군에 복귀했다가 이듬해 전역했다.

피 처장은 2008년 진보신당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출마했고 '젊은여군포럼' 대표로 활동했다. 여군 후배들의 권익 보호에서 시작한 대외활동이 보훈 가족들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됐다고 했다.

그는 개정판 앞머리에 "캠프에서 보훈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치고 신체를 잃기도 한 우리 예비역 선배들과 애국자들의 늙고 초라한 모습을 보면서 또다시 마음이 아팠다"며 "여군들과 함께 이 시대 소외된 우리 예비역 선배들과 독립운동가들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과 4·19혁명에 가담했던 당시 젊은 청년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위해서 이 한 몸 바치고자 한다"고 썼다.

도종환 장관 후보자의 산문집 개정판은 출판사를 바꾸면서 나왔다. 반면 피 처장의 책은 지난달 초 청와대의 인선 발표 이후 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정판을 찍었다. 책은 10여 년 동안 2천 부 안팎 팔렸고 2쇄를 발행하지는 않았다. 삼인 관계자는 "피 처장이 파격적으로 발탁되면서 독자들 문의가 많이 들어왔지만 재고가 거의 남아있지 않아 개정판을 내게 됐다"고 전했다.





dad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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