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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11만명 톈안먼사태 추모 촛불집회…"고발의 촛불 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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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11만명 톈안먼사태 추모 촛불집회…"고발의 촛불 켤 것"

지련회, 빅토리아공원서 톈안먼사태 28주년 기념 추모집회

추모주 '바주류쓰' 중동·유럽·미국 거쳐 극비 공수…제조자 석방 요구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일부 젊은이의 허황한 홍콩 분리주의 바람에 중국 전역의 민주화를 바라는 촛불이 꺼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4일 밤 홍콩에서 열린 중국 톈안먼 민주화 운동 28주년 기념 촛불집회에 참가한 안경점 사장 장(張·60) 모씨는 최근 홍콩 젊은이들이 홍콩 자치나 중국 본토와의 분리를 중시하면서 중국 민주화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홍콩대와 중문대 등 대부분 대학의 학생회가 이날 촛불집회 참석하지 않은 채 홍콩 주권반환 20주년 등과 관련한 자체 행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중문대 학생회는 이날 별도 성명에서 (중국측) 메아리가 들릴 때까지 톈안먼 사태 추모집회가 중단돼야 한다며 홍콩인들이 지역 정치 현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촛불집회가 열린 홍콩섬 빅토리아공원 축구장은 일부의 우려와 달리 여전히 톈안먼 사태 재평가와 민주 중국 전환을 요구하는 열기로 뜨거웠다.

집회장 곳곳에는 '구속된 민주화운동 인사 석방', '일당 독재 종식' 등 구호가 쓰인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고 스피커에서는 '자유화'(自由花), '자유의 노래'(自由之歌) 등 톈안먼 시위 때 불린 노래가 흘러나왔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슬로건인 중국의 꿈을 연상시키는 제목의 노래 '중국몽'(中國夢)은 연주되지 않았다.

톈안먼 사태 당시 시위대의 상징물이던 '민주 여신상' 모형이 있는 행사장 중앙은 참가자들이 놓아둔 화환으로 가득했다.

중국 시민단체와 홍콩의 자치와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범민주파 정당들은 집회장과 인근 지하철역 두 곳 사이에 수십 개 부스를 설치한 채 톈안먼 사태 희생자 가족 지원용 자금 마련을 위한 서적과 기념품 판매 활동을 벌였다.

동료들과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로 장식된 부스를 설치한 보험회사 직원 웡(黃·48)모씨는 "중국 본토와 홍콩이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 아닌 중화민국(대만)으로 통일돼야 한다"며 "영국으로 귀환하거나 자체적인 도시국가를 설립해야 한다는 일부 젊은이의 주장은 현실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행사는 주최 측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 상무위원회와 홍콩 청년 대표들이 함께 희생자 추모를 위한 헌화와 성화 점화를 하면서 시작됐다.톈안먼 사태 당시 톈안먼 광장에서 시위를 벌인 람이우컹(林耀强) 전 홍콩전상학생연회(대학학생회 연합체) 비서장은 연설에서 28년 전 군이 총격을 시작했을 때 베이징 학생 5명이 몸으로 자신을 둘러싼 채 밀치며 살아 돌아가서 세계에 진실을 말해달라고 한 것을 결코 잊을 수 없다며 살아 있는 한 계속 촛불집회에 참석할 것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톈안먼 사태 희생자 두광세(杜光學)의 모친 거구이룽(葛桂榮·83)은 화상 연설에서 "항상 중국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왜 진실을 직면하기를 거부하고 계속 거짓말로 도망치느냐"며 "책임자들이 법에 따라 책임을 지고 희생자 가족이 보상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작년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에서 톈안먼 사태 추모 기념주 '바주류쓰(八酒六四)'를 제조, 판매했다가 구속된 푸하이루(符海陸) 활동가 4명의 가족도 화상 연설에서 이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바주류쓰는 라벨에 군 탱크에 맞선 젊은이의 모습이 등장하고 발음상 톈안먼 사태가 발생한 1989년 6월 4일을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판매 중단됐다.

홍콩 시민단체들은 중국에서 제조된 바주류쓰를 중동과 유럽, 미국을 거치는 등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노력을 기울인 끝에 최근 홍콩으로 들여와 까우룽(九龍)반도 섹킵메이(石협<石+夾>尾)에 임시 개관한 '6·4 기념관'에 전시했다.

촛불집회 주최 측은 이날 참가자가 1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2015년 13만5천 명이나 작년 12만5천 명보다 줄어든 것으로,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리촉얀(李卓人) 지련회 비서장은 대학학생회들의 불참 선언이 가슴 아프지만, 촛불을 켜는 것이 민주화 추진 방식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것이 아니라 고발을 위한 것이라며 중국에서 정치적 탄압을 받는 이들을 계속 기억하고 지지하자고 촉구했다.













harri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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