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자유가 신성모독보다 중요"…덴마크, 334년만에 법 폐지
페이스북에 쿠란 태우는 동영상 올렸다가 기소된 남성 풀려나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덴마크 의회가 '표현의 자유'를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 334년간 유지해온 신성모독법을 지난 2일 폐지하기로 의결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4일 보도했다.
지난 1683년 제정됐다가 이번에 폐지된 이 법은 그동안 이슬람 성서인 '쿠란'을 태우는 행위 등 종교에 대한 공개적인 모욕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신교인 루터교 신자가 다수인 덴마크는 북유럽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신성모독법을 유지하는 나라였다.
그러나 지난 80년간 신성모독 범죄가 손에 꼽을 정도만 발생해왔으며, 지난 2005년에 있었던 이슬람교 창시자 모하메드 풍자만화 사건 등 중요한 몇몇 사건은 아예 법적 처벌을 받지 않았다.
또 법을 위반할 경우 징역 4개월까지 선고할 수 있지만 많은 경우 벌금형이 선고돼 논란이 됐다.
법률 폐지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의회 웹사이트에서 "표현의 자유로부터 종교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한 법 조항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이 법이 폐지되어도) 종교적 신념을 문제 삼아 어떤 특정그룹을 비난하거나 위협하는 말과 행위는 계속 처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15년 쿠란을 태우는 동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렸던 한 남성이 내주 신성모독 죄로 재판이 예정돼 있으나 법이 폐지되면서 처벌을 면하게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덴마크에서는 지난 1938년 유대교 가르침을 조롱하는 포스터를 게재한 4명이 신성모독으로 기소된 것을 비롯해 1946년엔 가면무도회에서 가짜 세례를 수행한 2명이 벌금형을 받았고, 1971년엔 기독교를 조롱하는 노래를 방송했던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 담당자가 기소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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