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9위 니시코리 상대로 분투한 정현 '내일은 희망'
서브·포핸드샷 개선…이제 21살로 앞으로 발전 가능성↑
성공적인 클레이코트 시즌 보내고 7월 윔블던 대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67위·삼성증권 후원)이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를 3회전에서 마무리했지만, 앞으로 발전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현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롤랑 가로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니시코리 게이(9위·일본)와 3회전에서 2-3(5-7 4-6 7-6<4> 6-0 4-6)으로 무릎을 꿇었다.
1, 2세트를 내주고도 3, 4세트를 따내며 '아시안 톱 랭커' 니시코리를 괴롭혔지만 마지막 5세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분루를 삼켰다.
그러나 정현은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수확을 올렸다.
우선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으로 3회전까지 오르며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이형택이 달성한 '메이저 16강'에 한 걸음 차로 다가섰다.
정현은 이 대회 전까지 2015년 US오픈과 올해 호주오픈 등 두 차례 2회전에 오른 것이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3회전에 올랐고, 32강전에서도 2015년에 세계 랭킹 4위까지 찍었던 니시코리를 괴롭히면서 선전했다.
특히 지난달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MW오픈에서 4강까지 진출, 자신의 투어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했고 4월 바르셀로나 오픈에서는 '클레이코트의 제왕'으로 불리는 라파엘 나달(4위·스페인)과도 접전을 벌였다.
이런 이유로 정현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미국 유력 신문인 뉴욕 타임스가 선정한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지켜볼 남자 선수 3명'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정현 외에는 도미니크 팀(7위·오스트리아), 알렉산더 즈베레프(10위·독일)를 꼽아 정현의 실력이 머지않아 팀이나 즈베레프 수준으로 커 나갈 것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지난해까지 지적되던 서브의 약점은 이제는 최고 시속 200㎞가 넘는 서브를 구사할 정도로 좋아졌고, 포핸드 샷도 투어 정상급 선수들에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준으로 개선됐다.
원래 강하다는 평을 들은 백핸드는 이번 대회에서 고비마다 다운 더 라인에 성공하며 정현의 주 무기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었다.
최근 아시아권 선수로 남자 테니스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과 비교해도 정현의 발전 속도는 빠른 편이다.
'한국 테니스의 전설' 이형택(41)은 올해 21살인 정현의 나이에 세계 랭킹 200∼300위대를 맴돌았고, 파라돈 스리차판(38·태국) 역시 정현의 나이에는 80위 벽을 넘지 못했다.
이날 정현을 꺾은 니시코리(28)도 2010년에는 90위대에 머물렀고 이때까지는 2009년 56위가 최고 순위였다.
정현은 이미 2015년에 세계 랭킹 51위까지 오른 바 있고 이번 대회에서 랭킹 포인트 90점을 얻어 프랑스오픈 종료 후 세계 랭킹은 55위 안팎에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정현은 187㎝의 키로 이형택(180㎝), 스리차판(185㎝), 니시코리(178㎝) 등에 비해 좋은 신체 조건까지 갖췄다.
올해 클레이코트 시즌을 통해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은 정현이 7월 초 개막하는 윔블던까지 이어질 잔디 코트 시즌을 어떻게 장식할 것인지 벌써부터 테니스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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