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철 감독 "박주형, 내가 아닌 최태웅 감독이 만든 것"
1주차 2승 1패 선전 "개인이 아닌 우리로 뭉친 결과"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월드리그 1주차에서 2승 1패라는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김호철(62) 감독은 "개인이 아닌 우리로 뭉친 결과"라고 평가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 국제배구연맹(FIVB) 월드리그 국제남자배구대회 2그룹 1주차 A조 3차전에서 핀란드(17위)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1주차 서울 라운드에서 2승 1패(승점 4)를 기록했다. 2그룹 잔류를 노리고 월드리그 예선 9경기에서 4승 이상을 거둔다는 목표를 정한 한국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리고 2주차 일본 라운드를 맞이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문성민(현대캐피탈), 전광인, 서재덕(이상 한국전력), 한선수(대한항공) 등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베스트 멤버를 꾸리지도 못했고, 훈련 시간도 충분하지 않았다.
김 감독도 인정했듯이 2진급 전력이었다. 한국은 이번 1주차에서 1승도 쉽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체코, 핀란드를 제물로 2승을 수확하며 희망을 쏘아 올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 감독은 "우리 대표팀에 잘하는 선수나 거포가 없다. 미팅 때 항상 강조한 것이 '우리는 기댈 선수가 없다.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너희가 뭉쳐서 해야 한다고 말한 게 자극제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선수들 모두가 혼신의 힘을 다해서 싸워준 결과"고 분석했다.
김 감독은 핀란드가 우리의 약점을 알고 있었기에 더욱 힘든 시합이었다고 했다.
그는 "핀란드는 수비도 좋고 조직력도 뛰어나다. 그리고 우리가 스피드가 있는 플로터 서브에 약점이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정지석(대한항공)을 향해 집요하게 때리더라"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핀란드가 우리 약점을 계속해서 공략해오길래 리시브가 흔들려서 이민규의 볼 배분이 잘 안 됐다. 그 상황에서 노재욱이 들어가 잘 해줬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이날 대표팀에서 최다인 24점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친 '옛 제자' 박주형(현대캐피탈)에게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내가 현대캐피탈에 있을 때는 팀에서 '계륵'이었는데 최태웅 감독이 지금과 같은 기량을 만든 것 같다"고 웃은 뒤 "주형이가 빠른 볼 처리에 능하다. 상대 수비나 블로킹이 정비되기 전에 잘 때려줬다. 솔직히 지는구나 생각했는데 주형이가 들어가서 '미친' 선수가 되어줬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안방에서 2승을 올리며 선전했으나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그는 "너무 기대치를 높여놓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연습 때보다 훨씬 잘해주고 있지만, 언제까지 그럴진 모르겠다. 일단 남은 일본 원정 등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다음 주에는 일본 다카사키로 건너가 슬로베니아(9일), 터키(10일), 일본(11일)과 차례로 격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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