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승 기회 잡은 박민지 "신인왕? 끝까지 가 봐야 알죠"
"어머니 가르침으로 차분하게 치려고 노력"
(서귀포=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7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깜짝 스타 박민지(19)가 데뷔 2승 기회를 잡았다.
박민지는 3일 제주 롯데스카이힐 골프장(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중간합계 10언더파 134타를 기록한 박민지는 오후 2시 기준 단독 선두에 오른 상태로 경기를 마쳤다.
박민지는 지난 4월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주목을 받았다.
올해 투어에 데뷔한 지 두 번째 대회에서 바로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깜짝 우승'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박민지는 "첫 대회(롯데렌터카 여자오픈)에서 38위를 하고 두 번째 대회에서 신인이 우승한 것이었기 때문에 '신데렐라' 별명이 나쁘지는 않았다"며 웃었다.
이제 박민지는 삼천리 투게더 오픈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게 됐다.
박민지는 "우승이 없다고 생각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이다"라며 "이 대회 목표는 원래 톱10이었다. 하지만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할 것 같다. 내일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또 "어떻게든 선두를 유지하겠다. 2등으로 내려간다면 쫓아가고, 선두를 유지해도 악착같이 하겠다"고 의욕을 드러냈다.
박민지는 "오늘 샷 감과 퍼팅감 모두 나쁘지 않고 자신감도 있다"며 "마음을 비우고 코스 공략대로 치면 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민지는 올 시즌 목표가 '우승 있는 신인왕'이었다. 삼천리 투게더 오픈 우승 이후에는 '추가 우승 있는 신인왕'으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박민지는 현재 신인왕 포인트 632점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등인 장은수(301점)를 두 배 이상 제치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하지만 박민지는 안심하지 않는다.
그는 "신인왕을 하고는 싶은데 무조건 내가 신인왕이 된다는 자신감은 없다"며 "이제 투어의 3분의 1이 지났을 뿐이다. 마지막까지 가 봐야 알 수 있다"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선두로 시작해도, 꼴찌로 시작해도 첫 홀은 긴장된다'는 그는 골프장에서는 항상 차분해지려고 노력한다고 밝혔다.
박민지는 "원래는 열의가 넘치는 성격인데, 운동할 때는 차분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마인트컨트롤을 많이 한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이런 자세는 운동선수 출신인 어머니의 가르침에서 비롯했다. 박민지의 어머니 김옥화(59) 씨는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으로, 운동할 때 차분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고 한다.
박민지의 이런 자세는 이날 마지막 9번홀(파5)에서도 우러나왔다.
박민지는 이 홀에서 그린을 바로 공략하기보다는 오히려 벙커샷을 노렸다고 밝혔다.
그는 "투온은 절대 안 된다고 생각했다. 차라리 그린 가까이에 있는 벙커에서 홀에 20∼30㎝ 붙여서 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차분하게 임한 9번홀에서 버디를 잡은 덕분에 박민지는 공동선두 자리에서 단독 선두로 치고 나올 수 있었다.
abbi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