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피한 정유라, 최순실 집에서 두문불출…검찰 반격 대비
도피 8개월만에 귀가…변호인과 영장 재청구 등 대응책 논의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구속의 갈림길에 섰다가 위기를 벗어난 '비선 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21)씨가 3일 새벽 구속영장 기각 직후 모친 소유인 서울 강남구 미승빌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면서 두문불출하고 있다.
정씨는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오전 일찍 서울남부구치소를 떠나 서울중앙지검 구치감에 대기하다, 오후 2시부터 3시간 40분가량에 걸친 영장심사를 받았다.
이후 장시간 기다린 끝에 이날 새벽 1시 25분을 넘겨 영장 기각 결정이 내려졌고, 정씨는 즉시 석방돼 자유의 몸이 됐다.
이날 새벽 2시 20분께 서울중앙지검을 나선 정씨는 취재진에게 "많은 분께 심려 끼쳐 드리고 이런 일이 벌어지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며 "앞으로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핵심 혐의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고 거듭 부인했다.
지난해 9월 해외도피 후 약 8개월 만에 집으로 돌아간 정씨는 당분간 외부활동을 삼가고 휴식하면서 생각을 가다듬을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 법원에서 송환 불복 항소심을 철회한 뒤 강제송환 길에 올라 영장이 기각된 이 날까지 3일 동안 제대로 쉬지 못해 일단 지친 몸을 추스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31일 입국한 정씨는 곧바로 서울남부구치소와 검찰을 오가며 수사팀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정씨가 마냥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그는 검찰의 보강수사와 영장 재청구에 대비해 변호인과 대응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정씨의 여러 의혹을 둘러싸고 일단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외국환 거래법 위반, 뇌물수수 등 다른 혐의는 향후 보강수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검찰이 영장 기각 사유 등을 면밀히 검토한 뒤 거센 반격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씨 측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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