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레전드' 가힌샤의 딸 "아버지 유골이 사라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1950~60년대 펠레와 함께 브라질 축구의 전성기를 이끈 '드리블의 황제' 가힌샤의 유골이 사라졌다는 유족들의 주장이 나왔다.
가힌샤의 딸인 호산젤라 산투스는 1일(한국시간)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와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유골이 이장하는 과정에서 사라진 것 같다"라며 "유골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가힌샤의 본명은 마누에우 프란시스쿠 두스 산토스다. 1933년 태어난 가힌샤는 어릴 때 소아마비로 두 다리의 길이가 다른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었지만, 신체의 약점을 극복하고 최고의 드리블 능력을 과시하며 두 차례 월드컵(1958년·1962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드리블 능력이 뛰어나 본명 대신 '작은 새'라는 뜻의 가힌샤로 불렸고, 1950~60년대 펠레와 더불어 브라질 축구를 이끌었다.
가힌샤는 1962년 칠레 월드컵 당시 개최국 칠레와 맞붙은 준결승에서 혼자 2골을 넣으며 맹활약을 펼쳤지만 후반 38분 상대 선수에 대한 보복성 반칙으로 퇴장당하기도 했다. 가힌샤의 퇴장 이후 월드컵 무대에서 골을 넣고 레드카드를 받은 선수들을 '가힌샤 클럽'이라고 부르고 있다.
그라운드에서는 멋진 활약을 펼쳤지만 개인사는 험난했다. 술을 좋아했던 가힌샤는 결국 중증 알코올중독으로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1983년 1월 간경변증으로 사망했다.
가힌샤가 사망한 지 34년이 지나고 그의 딸인 호산젤라 산투스는 아버지의 무덤을 이장하는 과정에서 유골이 사라졌다는 주장을 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가힌샤의 조카인 주앙 호고진스키는 '우 글로부'와 인터뷰에서 "10년 전 다른 친척이 사망했을 때 기?사와 같은 곳에 묻었다"라며 "가힌샤의 뼈는 다른 장소로 옮겨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가힌샤의 딸은 "가족들은 아버지의 뼈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는 어떤 서류도 받지 못했다"라며 "시장이 아버지의 묘를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유골부터 찾는 게 순서"라고 강조했다.
브라질 마제시의 묘지 관리자 역시 "가힌샤의 유골이 이장됐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것을 확증할 수 있는 문서는 남아있는 게 없다"라고 설명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하파엘 투바라우 마제시 시장은 "가족들이 동의하면 가힌샤의 무덤을 다시 파서 유골이 남아있다면 DNA를 검사해보겠다"고 말했다.
horn9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