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성노동의 정치경제학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 성노동의 정치경제학 = 성노동자로 일했던 저자가 내부자의 시선에서 성노동 문제를 조명하며 사회의 인식 전환을 촉구한다.
저자는 '매춘부' 또는 '창녀'라는 사회적 낙인이 성노동 자체보다 훨씬 해롭다고 주장한다. 그렇게 낙인이 찍히는 순간 스스로를 지키려는 목소리를 낼 수 없고 함정수사를 비롯한 경찰의 폭력과 감시에 노출된다. 미국 뉴욕의 트랜스젠더 여성들은 항상 따라붙는 경찰 때문에 편하게 걸어다니지도 못한다고 전한다.
부정적 인식과 단속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매매는 전세계적으로 산업화·고급화하면서 유명 호텔들이 성산업의 수혜자가 됐다. 저자는 동성애자들이 경멸의 의미를 담았던 '퀴어'라는 용어를 적극 사용하며 연대했듯 성노동자들도 권리 확보를 위한 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여문책. 멜리사 지라 그랜트 지음. 박이은실 옮김. 224쪽. 1만5천원.
▲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 권김현영·루인·엄기호·정희진·준우·한채윤 등 연구자 6명이 한국의 남성성을 분석한 글들을 엮었다.
정희진은 "한국 남성은 역사상 한 번도 외세와의 관계에서 한국 여성을 보호한 적이 없다"며 한국 남성문화의 성격을 '식민지 남성성'으로 규정한다. 강대국에 대한 콤플렉스, 자신이 소유한 여자를 적에게 빼앗긴 자존심의 상처를 다시 한국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나 구타로 해결한다는 것이다.
엄기호는 신자유주의 체제가 들어선 이후 새롭게 등장한 남성성을 두 부류로 파악한다. 남자도 피해자이며 기득권자라고 주장하는 '찌질한 남성'과 인권의 잣대로 이들을 비판하는 '페미니스트 남성'이다. 저자는 남성들의 '페미니스트 선언'에 대해 "자신을 보편성의 옹호자로 선언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교양인. 252쪽. 1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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