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반군에 피랍 신부 "인질 240여명"…정부군 "협상없다"(종합)
정부군 "IS 추종 반군의 선전전"…교전 계엄도시 사망자 129명으로 증가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계엄령이 선포된 필리판 남부 소도시에서 정부군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 반군 간에 9일째 교전이 벌어지는 가운데 반군이 억류 중인 인질들의 안전 문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필리핀 민다나오 섬의 마라위 시에서 반군 마우테에 의해 납치된 테레시토 수가노브 신부가 인질들이 어린이를 포함해 240여 명에 달한다며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반군 소탕작전의 중단을 호소했다.
수가노브 신부는 마우테가 촬영해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우리는 하루를, 한 달을, 3년을 더 살고 싶다"며 "대통령이 우리를 고려해달라"고 말했다. 그는 마우테의 위협에 이런 호소를 한 것으로 추정된다.
애초 마우테는 마라위 시 성당에서 수가노브 신부와 신도 등 15명을 납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정확한 소재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마우테가 정부군의 철수를 압박하기 위해 인질 수를 부풀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레스티투토 파딜라 필리핀군 대변인은 "마우테가 정부군의 소탕작전을 멈추게 하려고 순전히 선전 활동을 하는 것"이라며 영상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딜라 대변인은 또 "테러범들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며 "더 많은 생명을 구하는 것이 목적인 민간 기구들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군은 지난 23일 계엄령 발동 이후 마라위 시의 약 90%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양측 교전 과정에서 마우테 89명, 정부군과 경찰 21명, 민간인 19명 등 모두 129명이 사망했다.
정부군이 헬기를 동원, 로켓 공격을 하며 소탕작전에 박차를 가하고 마우테 대원들은 주택이나 건물에 은신하며 맞서고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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